'타자 전향→3G 만에 홈런→KKKK' 천국과 지옥 오간 장재영, 시작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2)이 타자로 전향해 가능성과 숙제를 모두 보여줬다.
장재영은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투수와 타자에 모두 재능을 보였지만 키움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재능에 더 주목해 투수로 장재영을 지명했다. 장재영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키움은 장재영에게 신인 계약금 9억원을 안겼다. KBO리그 역대 2위, 구단 역대 1위 기록이다. 그렇지만 장재영은 지난 3년 동안 56경기(103⅓이닝) 1승 5패 평균자책점 5.5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해는 시즌 개막 전부터 부상을 당하면서 1경기도 등판을 하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재활에 돌입했지만 결국 병원에서 팔꿈치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장재영은 수술 대신 타자 전향과 재활을 선택했다. 지난달 19일 타자전향을 결정한 장재영은 5월 21일 퓨처스리그에서 처음으로 타자로 출장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19경기 타율 2할3푼2리(69타수 16안타) 5홈런 13타점 8득점 OPS .810을 기록했다.
수비와 타격에서 모두 보완할 점이 있지만 파워와 스피드 등 확실한 강점도 보여준 장재영은 지난 20일 예상보다 빠르게 1군에 콜업됐다. 청주 한화전에서 타자 데뷔전을 치른 장재영은 2타수 1안타 1득점 2볼넷으로 활약했다. 지난 21일 롯데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22일에는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장재영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팀이 져서 아쉽다. 팀이 이겼을 때 쳤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홈런이 생각보다 일찍 나와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 볼카운트에서 내가 유리한 상황이었다. 상대 투수도 수준급 투수였기 때문에 빠른 계열의 공을 놓치지 말자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타이밍에 늦지 않으려고 쳤던게 중심에 맞아서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라고 홈런 소감을 밝혔다.
장재영의 데뷔 첫 홈런이 터졌지만 키움 홍원기 감독은 너무 빨리 축배를 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장재영은 아직 3경기밖에 하지 않았다"라고 말한 홍원기 감독은 "물론 3경기 만에 홈런을 쳤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래도 현장에서의 평가는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 조금 더 경기를 하고 어느정도 타석을 소화한 다음에 판단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장재영은 입단 때부터 워낙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지금 기사 하나 나가는 것이 조심스럽다. 나는 최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자제하려고 한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홍원기 감독의 걱정대로 장재영은 지난 23일 롯데전에서 4타수 무안타 4삼진을 기록했다. 첫 두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이후 두 타석에서는 변화구를 지켜봤다가 삼진을 당했다. 1군 15타석에서 6삼진을 당해 타석당삼진비율은 40%에 달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석당삼진비율은 32.1%로 높았다. 타자로 전향한지 한 달이 갓 넘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홍원기 감독은 "우려스러운 부분도 분명 있다. 그렇지만 그런 것도 장재영이 계속 경험을 쌓아가면서 해나가야할 부분이다. 워낙 운동신경이 뛰어난 선수였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투수 뿐만 아니라 야수로서도 훌륭한 성적을 낸 선수다. 다만 아마추어와 프로는 또 다른 무대다. 타구스피드도 그렇고 경기수도 많아지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처할 수 있는 체력 등 고려해 할 부분은 한두가지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간다고 생각하면 된다"라며 장재영이 당장의 성과를 내는 것보다는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재영 역시 "나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의 선수다"라면서 "아직까지는 투수를 할 때 빠른 공을 갖고 있다는 것처럼 타석에서 확실한 강점이 크게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내가 그런 것을 만들어 나가면서 외야수로 경쟁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야구장에서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큰 사고 없이 경기를 잘 마무리하면 그것이 내 역할을 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때문에 팀이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잘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라며 당장 큰 활약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하루하루 충실히 좋은 경험을 쌓고 성장하는데 집중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장재영이 남은 시즌 어떤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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