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첫 장맛비에 옹벽 가로수 피해…수해 없는 여름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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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제주에 상륙한 장마전선이 부산을 비롯한 남부와 중부지방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 22일부터 영향권에 접어들어 며칠째 비와 더위가 번갈아 나타난다.
벌써부터 장마 시작과 동시에 내린 40㎜ 정도의 비에 부산에선 주택가 옹벽이 무너지고 가로수가 쓰러지는 피해가 나타났다.
지난해 부산에선 갑자기 쏟아진 비로 온천천과 학장천이 급격히 불어나 사람이 휩쓸리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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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람 침수 붕괴 등 취약지 재점검을
지난주 제주에 상륙한 장마전선이 부산을 비롯한 남부와 중부지방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 22일부터 영향권에 접어들어 며칠째 비와 더위가 번갈아 나타난다. 남부지방의 경우 다음달 24일께까지 계속될 이번 장마는 예상 강수일수가 31일, 강수량은 340㎜ 안팎으로 평년과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예측범위를 벗어난 집중호우 가능성이 존재하고 그럴 때마다 속절없이 인명 피해를 동반한 수해가 났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벌써부터 장마 시작과 동시에 내린 40㎜ 정도의 비에 부산에선 주택가 옹벽이 무너지고 가로수가 쓰러지는 피해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올 장마에 많은 강수량을 예고했다. 지난해 시간당 강수량 30㎜ 이상인 날이 3.3일로 1973년 이후 1위, 일 강수량 80㎜ 이상인 날은 4.1일로 1974년 이후 3위였는데 올해도 비슷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늘이 뚫린 듯 단시간에 많은 비를 뿌리는 국지성 호우 패턴이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름 고통은 장마에서 끝나지 않는다. 7월과 8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라고 한다. 역대급 무더위를 각오하라는 의미다. 한반도 폭염 일수를 평년(10.2일)보다 4~6일 많은 14~16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안 그래도 6월(1~20일) 폭염 일수는 2.4일로 최고기록을 세운 2018년(1.5일)보다 많았다. 올 여름은 잦은 비에 온도마저 높아 습식 사우나 같은 날씨가 될 전망이다.
비가 많이 온다고 하면 한숨부터 나오는 사람이 하나 둘 아닐 것이다. 지하공간이 딸린 건물이나 아파트, 범람 위험이 있는 하천가, 축대나 옹벽을 깔거나 등지고 사는 주택가 등이 그렇다. 해마다 이맘때면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나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가 소환된다. 2014년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 침수, 2019년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2020년 초량 지하차도 침수 등도 어제인 듯 생생하다. 지난해 부산에선 갑자기 쏟아진 비로 온천천과 학장천이 급격히 불어나 사람이 휩쓸리는 일도 있었다. 예방하고 조심했더라면 겪지 않아도 될 사고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하천 인근 지하공간 중에는 아직도 침수 대비가 완벽하지 않은 곳이 많다. 전국 1086개 지하차도 중 132개소는 홍수로 인한 침수에 여전히 무방비 상태라는 것이다. 사고가 나면 그제서야 현장을 점검한다 대책을 세운다 난리 법석을 떨다가 몇달 지나면 흐지부지되거나 관심이 떨어지는 패턴의 반복이다. 이런 무감각이나 망각이 더 큰 사고를 부르는 원인일지 모른다. 언제 어디서 어떤 재해가 발생할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던 기존 대상지는 물론이고 도시 구조물이나 기반시설 전체를 새로운 시선으로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장마 뒤 예상되는 폭염 대비책도 미리 세워야 한다. 언제까지나 사후약방문만 남발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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