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사로잡은 ‘올드푸어’…차등전기료 지속적 추적보도를
◇ 독자권익위원(가나다순)
▶권재창(법무법인 청률 변호사)
▶김보영(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팀장)
▶김석환(부산대 석좌교수·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윤다교(부산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부대신문 편집국장)
▶이동현(독자권익위 위원장·부산연구원 도시해양연구실장)
▶임민혜(부경맘 대표)
▶정익진(시인)
◇ 본지 참석·정리
▶ 김희국(편집국 부국장)
- 총선기사 다양했지만 정보 위주
- 공약 검증 등 심층분석 아쉬움
- ‘노후 안녕할까요’ 현실 잘 짚어
- 저출생 문제 방향성 제시하길
- 대학축제 연예인 긍정적 효과도
- 지역소멸 대응 치열한 고민 절실
- 명지 오염토는 시민 건강권 문제
- 지역현안 관련 기사 더 발굴해야
- 국제신문 다큐 ‘영화 청년, 동호’
- 지역 콘텐츠 세계화 가능성 엿봐
국제신문은 올해 1~6월 게재된 기사를 중심으로 지면 평가를 하고자 독자권익위원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동현=4·10 총선을 준비하면서 ‘민생 해결 역량 갖춘 후보 뽑자’는 국제신문의 다양한 기사들이 인상적이었다. 후보들의 지역 공약과 평가를 통해 독자들이 후보를 판단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선거 결과 지역구별로 예상과 다른 결과도 있었지만 대체로 지역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 준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 일꾼들이 민심을 잘 대변하고 지역 현안들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취재를 당부하고 싶다.
▶김석환=상반기 국제신문 기사 가운데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 것은 총선 관련 보도였다. 각 당 대표들의 움직임, 주장 등은 지면에 반영됐지만 부산과 관련한 정당 공약의 차별성, 실현 가능성을 차분하고 심도 있게 분석한 심층 기사는 많지 않았다. 같은 맥락에서 엑스포 유치 실패도 마찬가지다. 엑스포 유치에서 왜 한국이, 부산이 참패했는지에 대한 기사는 본 적이 없다.
▶김보영=총선 보도에서 국제신문은 ‘후보가 후보에게 묻는다’ ‘4·10총선 핫플레이스’ ‘4·10총선 지역 핫이슈’ ‘4·10총선 해설맛집’ 등의 기획을 통해 유권자 선택을 돕기 위한 유익한 정보를 잘 전달했다. 특히 홈페이지에 ‘총선 브리핑룸’을 마련해 선거정보 접근을 용이하게 했다. 하지만 후보가 일방적으로 알리는 내용을 그대로 ‘중계’하는데 그쳐 자체적인 분석·해석·검증은 부족해 보였다.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각계에서 기후위기 대응, 원전·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 다양한 총선 의제를 제안했지만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선거의 주인공인 유권자의 발언과 요구를 더욱 과감하고 깊이 있게 다루어주길 당부드린다.
▶윤다교=3월부터 연재된 ‘우리의 노후 안녕할까요’ 기사와 영상을 좋게 봤다. 복지 사각지대와 사회적 약자 의제, 국민연금 관련 현안뿐만 아니라 고령화가 극심한 부산의 지역적 특성까지 담아 의미가 있었다. 전개 방식도 흥미로웠다. 기초생활 수급·폐지 수집·노숙인 노인들의 삶을 묘사하는 동시에 수치적인 부분까지 정리해 쉽게 이해가 됐다. 개인적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건 이후 연재된 ‘누구나 올드푸어’ 기획이었다.
▶정익진=부산이 ‘고령화 1번지’라는 사실은 오랫동안 언급돼 왔지만 실감하지 못했다. ‘우리의 노후 안녕할까요’ 기사에 담긴 내용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 처참한 지경이었다. 탈노숙과 재노숙이란 말은 처음 들었다. 생활고로 인한 고독사, 대인기피증, 단기 기억상실 등의 불행한 사태를 방지하자는 필자의 속마음도 읽혔다. 사연들을 읽으며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됐다.
▶권재창=최근 남북 관계가 많이 경색돼 있다. 남북 대치와 긴장 관계는 점점 더 악화되고 적대행위도 증가했다. 국내 언론들은 남북 관계와 관련된 문제를 상당한 비중으로 보도했다. 국제신문도 마찬가지였다. 그중 하나가 지난 2월 5일 자 ‘도청도설’에 게재된 ‘골디락스 전략’이었다. ‘골디락스’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이를 남북 관계에 적용한 시각이 신선했다.
▶임민혜=부산 지역 현안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기사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특히 줄어드는 청년 인구와 저조한 출생률, 빠르게 노령사회로 전환되는 부산의 현실을 다룬 기사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줬다. 이런 문제를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저출생에 대한 대책이나 절박함이 없는 부산시 행정의 문제점을 꼬집는 부분도 좋았다. 다만 해결책이나 어떠한 방향을 제시한다거나 시민 의견을 듣고 부산시에 전달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아쉬웠다.
▶김석환= 지역소멸 해결의 주체는 지역과 지역 언론이어야 한다. 지역이 더 치열하게 요구해야 겨우 관심을 가질 정도다.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는 문제 해결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데이터센터의 예를 보자. 데이터센터 운영에 드는 돈의 가장 큰 부분은 전기요금이다. 지역별로 전기요금이 차등화되면 유인 효과가 생길 수밖에 없다. 데이터센터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인재 타령을 하면서 수도권을 고집하는 이유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다. 전기요금 차등화를 통해 상당한 원가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면 부울경은 경쟁력이 있는 투자지역이 된다. 법은 통과됐지만 지역별로 어느 정도 차등화가 가능한지 알 수 없다. 관심을 갖고 추적해야 할 이슈이다.
▶윤다교=지역 대학 청년들의 고충을 더 넓게 바라봐야 한다. 올해 부산대 대동제를 다룬 기사들을 보면 3억 원의 예산을 연예인 섭외에 할애한 것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두드러졌다. 물론 막대한 예산을 학생들에게 쓸 수 없었는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고, 나 역시 일부 동의한다. 다만 부산대 언론사에서 재학생 100여 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했을 때, 80% 이상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역에서 문화적 갈증을 충족할 만한 공연을 접할 기회가 부족한데, 해소할 수 있어 좋다는 것이었다. 부정적인 의견뿐만 아니라 긍정적 시각을 담았다면, 큰 비용을 할애해야만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지역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통해 보다 큰 틀에서 지역 청년들의 어려움을 짚을 수 있었을 것 같다.
▶김보영=국제신문은 시민 건강권과 안전권에 주목한 기사들을 발굴했다. 명지 오염토 아래 1980년대 매립장 폐기물을 방치한 사실을 알렸다. 오염토가 쌓인 해당 부지는 주민들의 생활권에 놓여 있으며 철새 도래지 대체 서식지로 선정된 구역이기도 해 주민 건강 침해와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오염토 보도를 꾸준히 이어갔고 관리 당국의 무책임한 모습까지 지적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리기도 했다. 또 마우나리조트 참사 10주기를 집중 조명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했다. 그동안 국제신문은 지역 현안 관련 다양한 보도를 게재했는데, 올 상반기에는 자사 행사 보도에 지면을 많이 할애해 아쉬웠다.
▶이동현=부산시민공원 10주년을 맞아 역사와 현재 진단, 새로운 미래를 전망한 기사는 흥미로웠다. 기사에서 부산시의 ‘부산시민공원 명품화 기본계획 수립 용역’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광장 부지 개발 방안 수립 용역’ 등을 소개하면서 부산시의 준비 사항과 앞으로 공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명실상부한 명품공원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많이 담아내는 후속 기사들을 바란다.
▶정익진=국제신문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가 제77회 칸국제영화제의 칸 클래식 부문에 초청돼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소식을 접했다. 부산이라는 지역 기반에서 출발한 지역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국제신문이 2020년부터 오프라인 콘텐츠인 신문 기사를 영상 콘텐츠로 변주하는 실험과 도전에 의한 결과물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눈길을 끌었다.
▶권재창=요즘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재의 요구권) 행사와 관련된 기사들이 많이 있다. 국제신문도 예외는 아니다. 눈에 띄는 것은 지난 5월 30일 자 ‘거부권 통치도, 거부권 유도도 거부한다’는 데스크시각이었다. 해당 칼럼은 협치에 대한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헌법이 국회에 입법권을 부여하면서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인정한 취지가 견제와 균형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입법권과 거부권을 정파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경계해야 마땅하다는 점에서 신선한 접근이었다.
▶임민혜=백양터널 유료 연장 기사를 통해 부산시와 시민의 입장을 모두 알 수 있었다. 부산 시민이 자주 이용하는 도로이고 현재도 통행 혼잡을 야기하는 도로여서 관심이 높았다. 국제신문은 지역에 천착하고 있지만 간혹 지역 문제와 관련된 기사를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좀 더 밀착해서 기사로 반영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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