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50도 ‘살인 더위’

이연섭 논설위원 2024. 6. 2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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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최고기온 섭씨 50도, 상상이 잘 안된다.

35도만 돼도 숨 쉬기 힘들어 헉헉거리는데 50도라니, 그야말로 '살인 더위'다.

올해는 지난 17일 메카 대사원 마스지드 알하람의 기온이 51.8도까지 치솟는 등 불볕더위가 이어져 사망자가 급증했다.

우리나라 더위도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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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섭 논설위원

낮 최고기온 섭씨 50도, 상상이 잘 안된다. 35도만 돼도 숨 쉬기 힘들어 헉헉거리는데 50도라니, 그야말로 ‘살인 더위’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5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 이슬람 대규모 성지순례 행사인 ‘하지(Haji)’에 참석했다가 사망한 사람이 1천301명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파하드 알잘라젤 보건부 장관이 24일(현지 시간) 국영 TV에 출연해 공식 발표한 내용이다. 엿새간의 하지 기간에 온열질환으로 숨진 사망자가 지난해 200여 명의 6배가 넘는다.

하지는 무슬림의 5대 의무 중 하나로 일생에 한 번은 이슬람 발상지인 메카나 메디나를 방문해야 한다. 때문에 전 세계에서 해마다 200만~300만명이 몰려 압사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는 지난 17일 메카 대사원 마스지드 알하람의 기온이 51.8도까지 치솟는 등 불볕더위가 이어져 사망자가 급증했다.

우리나라 더위도 심상치 않다. 장마철이 지나기 전에 한여름이 시작됐다. 지난 21일 서울의 최고기온이 35.1도까지 올라갔다. 그날 밤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서울에서 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래 117년 만에 가장 빨리 찾아온 열대야다. 6월 폭염일수는 22일 기준 2.7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았다. 평년(1991∼2020년 평균) 기록이 0.6일인데, 6월이 끝나기 전에 이미 평년의 4배를 넘겼다.

지난주까지 건조한 가운데 불타는 듯한 ‘사막 더위’였다면, 이제부터는 장마를 동반해 습하고 후덥지근한 ‘동남아 더위’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이다. 노약자와 에너지 빈곤층, 실외 근로자들은 폭염을 어찌 견딜까 걱정이 크다.

지금 같은 ‘고탄소 시나리오’가 지속되면 60년 뒤엔 4개월간 폭염을 견뎌야 한다는 예측이다. 기상청은 2081∼2100년 서울의 폭염일수가 110일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봄·가을이 사라져 가고, 폭염·폭우가 늘어나는 현상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기상청 예측을 먼 얘기처럼 간과해선 안 된다. 당장 점점 더 뜨거운 여름이 오고 있지 않은가.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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