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매연 저감’ 국산화 이어 ‘요리 매연’ 잡는 필터 세계 첫 개발
환경을 보호하고 되살리기 위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해 온 ‘제32회 조선일보 환경대상’ 수상자들을 소개합니다. ‘제로 웨이스트’ 문화 확산에 기여한 고금숙 알맹상점 공동대표, 디젤 매연 저감장치(DPF) 국산화와 요리 매연 저감 기술을 개발한 한대곤 칸필터 대표,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에 기여한 원광에스앤티(대표이사 이상헌)입니다.
한대곤(58) 칸필터 대표는 업계에서 ‘숨(breath) 엔지니어’로 불린다. 엔지니어로서 그의 활동이 늘 인간의 숨 쉬는 문제와 결부돼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LG화학 연구원 시절이던 2002년 디젤 매연 저감 장치(DPF) 국산화 프로젝트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디젤차에서 발생하는 매연을 걸러주는 DPF 장치를 전량 일본에서 수입했다. 가격은 대당 240만원. 그는 8년간 DPF 핵심 부품인 세라믹 필터를 연구해 2010년 DPF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후 단가는 10분의 1 수준인 24만원까지 떨어졌다.
LG화학을 나와 그가 ‘인생 2막’으로 택한 것은 ‘통닭’이었다. 섭씨 300도 숯불 사이에 닭을 가둬 심부 온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기술로 3분 만에 통닭을 구워내는 기계를 발명했다. 숯불을 써도 매캐한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게 이 통닭 사업의 핵심이었다. 통닭 기계에 DPF를 부착해 닭 껍질을 직화하며 발생하는 유증기를 잡아내는 아이디어였다.
통닭 기계 발명을 끝내고 2014년 가족을 만나러 미국 샌디에이고에 간 그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 프로젝트로 요리 매연 필터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요리 매연은 기름이 산화하며 나온 발암성 물질이 연기와 섞인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대형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요리 매연 규제 법안을 마련했지만 필터 기술이 없어서 법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디젤과 요리 매연이 같은 유증기라는 점에 착안해 통닭 사업을 잠시 미루고 ‘칸필터’를 창업한다. 그렇게 DPF를 이용한 요리 매연 공기 청정기 필터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9년간 조용히 특허를 쌓았다. 현재 5국에서 15개 특허를 획득했다.
미국에선 비(非)미국 국가 중 유일하게 요리 매연 공인 저감 장치로 등록됐다. 올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선 환경 기술로는 국내 최초로 인류 안보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본선 심사위원
고철환(서울대 명예교수·심사위원장), 이병욱(전 환경부 차관), 이미경(환경재단 대표), 김용건(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김재영(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이창흠(전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김정환(환경부 대변인), 한삼희(전 조선일보 수석논설위원), 신은진(조선일보 사회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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