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물만 채워가는 ‘리필 스토어’ 창업… ‘쓰레기 0′ 운동 확산에 기여

박상현 기자 2024. 6. 2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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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조선일보 환경대상] 고금숙 알맹상점 공동대표

환경을 보호하고 되살리기 위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해 온 ‘제32회 조선일보 환경대상’ 수상자들을 소개합니다. ‘제로 웨이스트’ 문화 확산에 기여한 고금숙 알맹상점 공동대표, 디젤 매연 저감장치(DPF) 국산화와 요리 매연 저감 기술을 개발한 한대곤 칸필터 대표,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에 기여한 원광에스앤티(대표이사 이상헌)입니다.

2019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한 카페에서 고금숙(오른쪽) 알맹상점 공동대표가 우리은행 관계자와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을 사용하는 내용의 캠페인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알맹상점

고금숙(46) 알맹상점 공동대표는 국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문화를 확산시킨 주역이다. 손쉽게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 중심 문화에서 벗어나 재활용·재사용을 일상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18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문을 연 ‘알맹상점’은 다 쓴 용기를 가져와 내용물만 채워가는 ‘리필 스토어’의 원조 격이다. 알맹상점 창업은 2018년 ‘쓰레기 대란’이 계기가 됐다. 당시 수거 업체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비닐류 수거를 중단하고, 수거 거부 대상이 페트병·폐지로까지 확대되면서 전국 곳곳이 쓰레기 더미로 변했다.

쓰레기 대란을 피하는 방법은 애초 쓰레기를 적게 만드는 것. 이에 ‘껍데기’인 용기는 그대로 쓰고, 내용물인 ‘알맹이’만 사 갈 수 있는 곳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고 대표는 망원시장 한 카페에 6개월간 ‘무인 세제 리필숍’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에게 생소한 개념이었던 ‘리필 스토어’가 시장 안 작은 가게에 문을 연 것이다. 다 쓰면 바로 버려지던 플라스틱 세제 통이 재사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 ‘알맹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친환경 활동에 대한 호응이 커졌다. 이 작은 시도가 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생활 실천 트렌드의 하나로 확산했다.

고 대표가 운영하는 수리 상점 ‘곰손’도 망원동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손재주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곰손’이 이 상점의 이름이 된 건, 아무리 곰손이라도 고쳐 쓰는 방법만 익히면 버려지던 가전이나 옷·우산 등을 다시 쓸 수 있기 때문.

‘곰손’에선 저렴한 비용으로 전동 드릴 사용법, 전등 스위치·콘센트 교체 등 물건을 고쳐 쓰는 데 필요한 알찬 기술들도 가르치고 있다.

고 대표는 2007년부터 여성환경연대 등에서 활동하며 미세 플라스틱이 배출되는 화장품 용기 사용 금지, 세안제·세제·치약 등 일상용품에 쓰이는 플라스틱 입자인 마이크로 비즈(beads·알갱이) 사용 금지, 영수증의 내분비 교란 물질 비스페놀A 검출 감시 등을 해왔다.

◇본선 심사위원

고철환(서울대 명예교수·심사위원장), 이병욱(전 환경부 차관), 이미경(환경재단 대표), 김용건(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김재영(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이창흠(전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김정환(환경부 대변인), 한삼희(전 조선일보 수석논설위원), 신은진(조선일보 사회정책부장)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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