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中企 투자로 ‘미래형 산업단지’ 새바람
기업 투자 유치에 애를 먹어온 새만금이 레저시설과 문화공간, 제조공장이 어우러진 미래형 산업단지로 조성된다. 산단의 주요 구성원인 중소기업계가 기업 이전을 유인할 수 있는 개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투자에도 나선다. 새만금에 숙박·레저 등 복합 문화시설을 갖춘 새로운 단지가 조성되면 경기 반월·시화공단, 인천 남동공단 등 노후 산단에 있는 뿌리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들이 대거 새만금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 노후 산단 입주업체, 새만금 이전하나
중소기업중앙회는 24일 전북 군산에서 전북특별자치도·군산시·새만금개발청·BS산업과 공동으로 ‘새만금 개발사업 성공적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리와 야미도리 일원에서 추진하는 신시야미 관광레저용지 개발을 포함해 새만금에 더 많은 기업이 입주하고, 투자가 진행되도록 관계 기관이 힘을 모으겠다는 협약이다. 신시야미에는 86만㎡(약 26만평) 규모 18홀 대중형 골프장과 20만㎡ 규모 인공해수욕장, 글램핑 카라반 등이 조성된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들도 좋은 조건으로 새만금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며 “새만금에 많은 중소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4배가 넘는 18.5㎢에 이르는 새만금 국가산단은 수도권과의 물리적 거리와 생활 편의시설 등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기업 유치에 난항을 겪었다.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새만금 산단에 입주 계약을 체결한 곳은 모두 72개 업체인데, 공장 등 사업체를 가동 중인 곳은 31곳뿐이다. 현 정부 들어 이차전지 특화단지 등으로 방향을 잡고 10조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가운데, 이날 협약을 통해 기계·플라스틱·제지 등을 중심으로 새만금에 대규모 중소기업 유치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새만금에 복합 레저시설이 갖춰진 산단이 생기면 수도권에 밀집한 공장 중 상당수가 이전을 고려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안산이나 시화 같은 수도권 산단은 생긴 지가 오래돼 시설이 낡았을 뿐 아니라 집적 효과를 누리기 위해 빽빽하게 공장이 들어서다 보니 커피숍 같은 곳도 거의 없다”며 “각종 문화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새만금으로 옮기면 신규 인력 채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안산 반월국가산단, 인천 남동국가산단에 입주한 중소기업인 40여 명도 참석했다.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개발사업에 활용
정부는 지난 3월 ‘지역 활성화 투자 펀드’ 제도를 도입하고, 지역의 대규모 융복합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771만개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기중앙회가 새만금 개발에 참여하면서 지역 활성화 투자 펀드 유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지자체와 새만금개발청은 행정적 지원 등을 책임지고, 사업시행자인 새만금관광개발이 중기중앙회 등과 함께 기업의 니즈에 들어맞는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1989년 기본계획 발표와 함께 시작돼 2010년 4월 준공된 33.9㎞ 길이 방조제로 바다를 막아 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409㎢ 부지를 조성했다. 애초 100% 농지로 활용하려다 농지 비율이 30%로 줄어든 뒤 공항, 항만, 지식창조형 산업단지, 스마트 수변 도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지체되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조진형 중기중앙회 협동조합본부장은 “펀드 유치를 통해 새만금 산단이 추가 개발되면, 근로자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며 “복합문화시설과 공장이 함께 어울리는 미래형 산단에 대한 중소기업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