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시간 결승골… 헝가리의 기적

이영빈 기자 2024. 6. 2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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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4 스코틀랜드 격파… 조3위 16강 실낱 희망 살려

24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헝가리와 스코틀랜드의 유로 2024 조별 리그 A조 최종전. 헝가리 선수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멈춰 있었다. 헝가리는 이 경기 전까지 2패를 당하고 있었다. 스코틀랜드는 1무 1패. 유로 대회는 전체 6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4팀에 16강 진출권을 준다. 헝가리는 이날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0-0이던 후반 23분 헝가리 핵심 공격수 바르나바스 바르가가 상대 골키퍼와 충돌한 뒤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부상이 심각한 듯 보였다. 선수들과 진행 요원들은 큰 천으로 바르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가려줬다. 진행 요원이 들것을 들고 걸어가자 선수들은 황급히 뛰어와 이를 낚아채 바르가를 그 위에 눕혔다. 헝가리 주장 도미니크 소보슬러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바르가는 일어나지 못하고 들것에 실려 나갔다. 바르가는 헝가리의 이번 대회 유일한 득점자였다. 헝가리는 그때까지 스코틀랜드를 몰아붙였지만 골문을 열진 못하고 있었다. 거기에 주포마저 결장. 무승부라면 1무 2패 조 최하위. 자동 탈락을 의미했다.

24일 스코틀랜드전 결승골을 넣은 헝가리 케빈 초보스가 쓰러져 이송된 동료 바르나바스 바르가 유니폼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시간은 흘러 후반 추가 시간 10분. 남은 시간이 없었다. 스코틀랜드 코너킥을 막아낸 헝가리는 순간 번개 같은 역습을 감행했다. 자기 진영에서 패스 두 번 만에 스코틀랜드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했다. 놀란 스코틀랜드 수비수들이 빠르게 달려와 공을 가진 헝가리 롤런드 셜러이를 막아섰지만, 셜러이는 오른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공을 보냈다. 이 공이 스코틀랜드 수비수들 사이를 지나 뒤에서 달려오던 케빈 초보스 오른발에 걸렸다. 몸을 날린 골키퍼를 뒤로하고 슛이 그대로 골대 왼쪽 구석에 꽂혔다. 초보스는 후반 39분 교체로 들어간 선수. 이 극적인 결승골로 헝가리는 1대0 신승과 함께 이번 대회 첫 승리이자 첫 승점을 올렸다.

경기를 마친 헝가리 선수들은 바르가의 유니폼을 들며 그에게 승리를 바친다는 동작을 보였다. 헝가리 축구협회는 “바르가가 안면 골절에 뇌진탕을 당했지만 고비를 넘겼다. 이제 안정적 상태”라고 전했다. 헝가리는 일단 이번 대회 조별 리그를 조 3위(1승 2패·승점 3)로 마감했다. B~F조 3위 팀 성적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스코틀랜드는 1무 2패. 최하위로 짐을 쌌다.

같은 날 개최국 독일도 경기 막판 동점 골과 함께 조 1위를 확정했다. 스위스와 A조 최종 3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극장 헤더골을 꽂았다. 1대1 무승부. 최종 조 1위(2승 1무·승점 7)로 조별 리그 일정을 마쳤다. 2위 스위스(1승 2무·승점 5)도 16강 무대에 직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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