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떡상…마음고생 지운 ‘마황’
배재흥 기자 2024. 6. 25. 00:15
30도루 찍던 날
팬들 응원가 떼창
롯데 황성빈
황성빈(27·롯데)의 유니폼엔 늘 흙이 묻어있다. 언제나 있는 힘껏 달리고 베이스를 향해 몸을 던진다. 지난 23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그랬다. 황성빈은 이날 5타수 3안타를 쳤다. ‘황성빈의 시간’은 출루 뒤에 찾아온다. 3회초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나간 황성빈은 윤동희 타석 때 빈틈이 보이자 잽싸게 2루를 향해 내달렸다. 포수의 송구보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베이스를 찍은 황성빈의 손이 더 빨랐다.
윤동희의 내야 안타 때 3루에 안착했고, 고승민의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황성빈이 발로 만든 득점이다. 5회초 다시 선두 타자로 나선 황성빈은 키움 좌완 이종민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을 그대로 갈랐다.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장타를 직감한 황성빈은 앞만 보고 3루까지 뛰었고 이번엔 다리부터 들어가는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됐다. 직후 윤동희가 희생 플라이를 쳐 황성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황성빈은 출루하기만 하면 상대를 괴롭히는 ‘까다로운 주자’다. 올핸 타격이 뒷받침돼 그의 장점이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74경기 타율 0.212에 그쳤던 황성빈은 24일 현재 58경기 타율 0.354, OPS 0.900을 기록 중이다. 23일 고척 경기에선 30번째 도루에 성공하며 조수행(37개·두산)에 이어 두 번째로 ‘30도루’ 고지를 밟았다. 도루 성공률도 0.909로 매우 높다.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30도루를 채운 황성빈은 경기 뒤 “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던 30도루를 실제로 하게 돼 기쁘다”며 “성공률이 높은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성빈은 이젠 조수행의 기록이 가까워 보이지 않느냐는 물음에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고, (조)수행이 형도 주루에서 워낙 인정을 많이 받는 선수라서 누가 도루왕이 될진 모르겠다”며 “타이틀 경쟁을 같은 대졸 선수들이 하고 있다는 게 의미 있다”고 말했다. 황성빈과 조수행은 각각 경남대와 건국대를 졸업한 대졸 출신 선수다.
소래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던 황성빈은 4년간 대학에서 담금질을 거쳐 2020 KBO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프로에서 뛰는 모든 선수는 간절함을 느낀다. 저마다 스토리도 있다”면서도 “고등학생 선수는 대학생 선수보다 먼저 많은 관심을 받아 프로에 입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교 선수는 절대 짧지 않은 4년이란 시간을 투자해도 프로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며 “4년 동안 계속 자신을 의심한다. 그렇게 프로에 온 선수들이 조금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황성빈도 대학에서 보낸 4년간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안함을 느꼈다. 프로에 들어와선 누구보다 간절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런 그의 열정은 때로 밉상스럽게 받아들여졌다. 황성빈은 투지와 실력으로 이 같은 평가를 뒤집었고, 현재는 롯데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황성빈이 5타수 3안타를 치고 30도루를 달성한 날, 롯데 팬들은 경기 종료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황성빈의 응원가를 목청껏 불렀다.
올해 황성빈의 활약은 대학교 4년이란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어디선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고 있을 선수들에게도 희망이 되고 있다.
고척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팬들 응원가 떼창
롯데 황성빈
스스로를 의심했던 4년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 중
같은 대졸출신 조수행과
도루왕 경쟁 더 의미있어
황성빈(27·롯데)의 유니폼엔 늘 흙이 묻어있다. 언제나 있는 힘껏 달리고 베이스를 향해 몸을 던진다. 지난 23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그랬다. 황성빈은 이날 5타수 3안타를 쳤다. ‘황성빈의 시간’은 출루 뒤에 찾아온다. 3회초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나간 황성빈은 윤동희 타석 때 빈틈이 보이자 잽싸게 2루를 향해 내달렸다. 포수의 송구보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베이스를 찍은 황성빈의 손이 더 빨랐다.
윤동희의 내야 안타 때 3루에 안착했고, 고승민의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황성빈이 발로 만든 득점이다. 5회초 다시 선두 타자로 나선 황성빈은 키움 좌완 이종민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을 그대로 갈랐다.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장타를 직감한 황성빈은 앞만 보고 3루까지 뛰었고 이번엔 다리부터 들어가는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됐다. 직후 윤동희가 희생 플라이를 쳐 황성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황성빈은 출루하기만 하면 상대를 괴롭히는 ‘까다로운 주자’다. 올핸 타격이 뒷받침돼 그의 장점이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74경기 타율 0.212에 그쳤던 황성빈은 24일 현재 58경기 타율 0.354, OPS 0.900을 기록 중이다. 23일 고척 경기에선 30번째 도루에 성공하며 조수행(37개·두산)에 이어 두 번째로 ‘30도루’ 고지를 밟았다. 도루 성공률도 0.909로 매우 높다.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30도루를 채운 황성빈은 경기 뒤 “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던 30도루를 실제로 하게 돼 기쁘다”며 “성공률이 높은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성빈은 이젠 조수행의 기록이 가까워 보이지 않느냐는 물음에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고, (조)수행이 형도 주루에서 워낙 인정을 많이 받는 선수라서 누가 도루왕이 될진 모르겠다”며 “타이틀 경쟁을 같은 대졸 선수들이 하고 있다는 게 의미 있다”고 말했다. 황성빈과 조수행은 각각 경남대와 건국대를 졸업한 대졸 출신 선수다.
소래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던 황성빈은 4년간 대학에서 담금질을 거쳐 2020 KBO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프로에서 뛰는 모든 선수는 간절함을 느낀다. 저마다 스토리도 있다”면서도 “고등학생 선수는 대학생 선수보다 먼저 많은 관심을 받아 프로에 입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교 선수는 절대 짧지 않은 4년이란 시간을 투자해도 프로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며 “4년 동안 계속 자신을 의심한다. 그렇게 프로에 온 선수들이 조금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황성빈도 대학에서 보낸 4년간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안함을 느꼈다. 프로에 들어와선 누구보다 간절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런 그의 열정은 때로 밉상스럽게 받아들여졌다. 황성빈은 투지와 실력으로 이 같은 평가를 뒤집었고, 현재는 롯데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황성빈이 5타수 3안타를 치고 30도루를 달성한 날, 롯데 팬들은 경기 종료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황성빈의 응원가를 목청껏 불렀다.
올해 황성빈의 활약은 대학교 4년이란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어디선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고 있을 선수들에게도 희망이 되고 있다.
고척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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