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 실존인물에 누가 되지 않길 바랐다”[편파적인 디렉터스뷰]

이다원 기자 2024. 6.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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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쟁점 셋.
1. 안타고니스트 ‘용대’는 왜 이해받게 했나
2. ‘공중 납치’라는 자극성, 밀어붙이지 않은 이유
3. 한정된 공간의 제약,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영화 ‘하이재킹’을 연출한 김성한 감독, 사진제공|키다리스튜디오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이 개봉 4일째 순조롭게 비행하고 있다.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이 작품은 실화 바탕 이야기와 하정우·여진구 조합, 항공 액션이라는 새로운 볼거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고자 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완성도에 있어서 안타고니스트 ‘용대’(여진구)의 캐릭터성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스포츠경향은 최근 만난 김성한 감독에게 이를 포함한 편파적인 쟁점 세 가지를 물었다.

영화 ‘하이재킹’ 속 여진구(왼쪽)와 하정우, 사진제공|키다리스튜디오



■쟁점1. ‘용대’는 남북정치이념의 희생자, 왜 이런 전사를 줬을까

극 중 비행기를 납북 시도한 납치범 ‘용대’는 고작 20대 초반의 청년이었다. 기내에 있던 5-60명의 사람들을 위협하고 끌고가려면 엄청난 아우라가 필요했을 터. 헌데 용대가 과거 ‘남북 정치 사상’에 희생당한 피해자라는 전사를 주면서 ‘납치범의 마음을 이해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갖게 한다.

“실존 인물에 대한 기사가 많지 않았어요. 참고할 만한 게 중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곧 자퇴를 했고, 교도소를 다녀왔다, 또 벽돌 공장에 취직했다가 잘려서 자신의 집에서 벽돌을 만들어 팔았고, 친구들에게 폭탄 제조법을 배웠다 정도였죠. 그래서 그 안의 서사를 상상력으로 채워야 했어요. 처음엔 단순 악역으로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자료 조사를 해보니 ‘이 친구 삶에도 뭔가 있었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그런 것도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만들어가면서 ‘용대’ 캐릭터를 사랑하게 됐고, 그래서 객관적일 수 없더라고요. 여진구에게도 연기하면서 잘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납치 행위가 용서받을 순 없을 거라곤 서로 주지했죠.”

영화 ‘하이재킹’을 연출한 김성한 감독, 사진제공|키다리스튜디오



■쟁점2. ‘공중 납치’라는 자극도, 높이지 않은 이유는?

‘공중 납치’라는 사건 자체가 굉장히 자극적이지만 김성한 감독은 최대한 자극점을 뺀 듯 하다. 그 이유를 물었다.

“이 사건에 얽힌 실존 인물들이 분명 존재하거든요. 생존한 분도 있지만, 돌아가셨더라도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촬영해놓고도 조금이라도 누가 될 것 같으면 편집에서 정리하기도 했어요. 예를 들어 채수빈이 연기한 스튜어디스 ‘옥순’ 캐릭터가 아쉽다는 얘기도 있는데, 저도 알고 있어요. 롤모델인 최덕자 선생이 생존해있고 그에게 누가 될 것 같은 장면은 과감하게 자체검열했기 때문이죠. 캐릭터가 망가지더라도 실존 인물을 아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영화를 만들고 표현하는 사람들로서 그러면 안 된다고 평소에도 생각하고 있거든요.”

영화 ‘하이재킹’ 한장면, 사진제공|키다리스튜디오



■쟁점3. 한정된 공간의 리얼타임물, 제약이 많았다?

이 작품은 폭탄이 터진 후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 장소와 시간에 제약이 많았다. 그도 이 부분이 힘들었다고 했다.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걸 이 작품의 강점으로 살려보자고 스태프들과 회의했죠. 재난물엔 상황실이나 관제탑 장면이 나올 만하지만 이 작품에 넣지 않은 것도 최대한 관객들이 승객과 같은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비행기 안에서만 촬영하자고 결론을 지었기 때문이죠. 실제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물론 촬영 시작하고선 후회했지만요. 하하. 기내가 너무 좋았고, 제약도 컸어요. 스태프들이 움직이기도 어려워 촬영 시간이 오래 걸렸고요. 또 앵글 역시 현실적으로 찍을 수 있는 것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비현실적인 화각은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이재킹’은 전국 극장가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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