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노동당 '법적 性변경 간소화' 총선 공약에 시끌

김지연 2024. 6. 2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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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4일(현지시간) 영국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선두인 제1야당 노동당이 집권 시 법적인 성별을 바꾸는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선거 막판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와 가디언에 따르면 노동당은 성전환자가 법적 성별을 바꾸는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지난해 내놓은 이후 논란 속에서도 이를 변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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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롤링 "한때 노동당원…여성 정책 탓 지지 어려워져"
런던 성소수자 프라이드 퍼레이드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내달 4일(현지시간) 영국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선두인 제1야당 노동당이 집권 시 법적인 성별을 바꾸는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선거 막판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와 가디언에 따르면 노동당은 성전환자가 법적 성별을 바꾸는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지난해 내놓은 이후 논란 속에서도 이를 변경하지 않았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성전환자가 법적인 성별을 바꾸려면 젠더인식인증(GRC·gender recognition certificate)을 받아야 한다.

GRC를 신청할 때는 자신이 바꾸려는 성별로 2년 이상 지내왔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야 하며 배우자가 있다면 배우자의 동의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노동당은 이들 요건을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의사와 변호사 여러 명으로 구성된 패널의 CRC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도 폐지하고 대신 젠더 관련 전문성이 있는 의사 1명이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보수당 등에서는 이런 간소화가 악용될 수 있다며 공세를 폈다.

현 정부에서 여성·평등 정책을 담당하는 케미 베이드녹 산업장관은 "현행 제도의 여성 보호가 무너질 것이고 잘못된 신념을 가진 세력이 여성 전용 공간에 침투할 구멍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자신의 성별을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것과 다르게 인식하는 트랜스젠더의 권익을 얼마만큼 인정하고 보호할지를 두고 사회적 논쟁이 이어져 왔다.

특히 트랜스젠더가 여성 전용 화장실이나 탈의실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는 문제는 가장 첨예한 쟁점이다.

조앤 K 롤링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랜스젠더는 여성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앞장서는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도 노동당의 이 공약을 비판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인 롤링은 지난 22일 더타임스 기고에서 자신이 노동당 당원이자 기부자였고 오랜 지지자라면서도 "노동당이 나 같은 여성을 버렸다. 노동당에 투표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또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노동당이 여성의 권리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노동당은 '여성이란 무엇인가'조차 말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스타머 대표는 지난해 "99.9%의 여성이 남자 성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으며 2021년에는 노동당 소속 로지 더필드 의원이 "여성만 자궁이 있다"고 한 발언이 옳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롤링의 기고에 대한 질문에 "롤링을 존중하지만 노동당은 집권 당시 여성의 권리 증진을 위한 중대한 입법을 한 오랜 역사가 있으며 이번 총선 공약에서도 진전된 내용이 담겼다"고 반박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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