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일용직 근로자들은 연기가 자욱하자 출입구 반대쪽으로 뛰었다

화성=손대선 기자 2024. 6. 2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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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20여 명의 사망자를 낸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참사는 사망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일용직 근로자들이 공장 내부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적기에 대피로를 찾지 못하면서 빚어진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조 본부장은 "2층 출입구 앞 쪽으로 대피해주면 인명 피해가 많이 줄지 않았을까 싶은데, (근로자들이)놀라서 (막혀있는)안쪽으로 대피했다"며 "이곳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은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 받는 형태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공장 내부 구조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것도 피해가 늘어난 요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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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라오스 국적 사망자만 20명
공장 내부 숙지 못한 상태서 대피 못한 듯
하루 벌이 용역회사 파견직이 대부분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오른쪽 세번째)이 24일 오후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함께 화재가 발생해 사상자가 속출한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현장을 찾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경기도
[서울경제]

24일 20여 명의 사망자를 낸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참사는 사망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일용직 근로자들이 공장 내부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적기에 대피로를 찾지 못하면서 빚어진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이날 오후 8시께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화재 현장 인근에서 공장 내부 CCTV 영상을 토대로 화재 발생 당시를 브리핑했다.

조 본부장은 “처음에는 배터리 부분에서 작은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연기가 급격하게 퍼지며 작업실 공간 전체를 뒤덮는 데 약 15초밖에 안 걸렸다"고 전했다.

이어 “작업자들이 처음에는 당황하는 듯하다가 진화를 시도했지만 주변에 리튬이 있다 보니까 소화 능력이 잘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공장 내부에는 3만5000여개 리튬 배터리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리튬 배터리가 연쇄적으로 폭발하면서 초기 진압은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사망자의 대부분은 화재가 난 공장 건물 2층의 발화지점 반대편 작업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사시 탈출로가 될 2개 출입구가 있었지만 삽시간에 번진 연기에 놀란 근로자들이 공교롭게도 출입구 반대 방향으로 일제히 도망친 게 화근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 본부장은 "2층 출입구 앞 쪽으로 대피해주면 인명 피해가 많이 줄지 않았을까 싶은데, (근로자들이)놀라서 (막혀있는)안쪽으로 대피했다"며 "이곳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은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 받는 형태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공장 내부 구조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것도 피해가 늘어난 요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확인된 22명의 사망자 외에 추가로 알려진 실종자 1명을 찾기 위한 수색은 오후 10시께에도 계속되고 있다.

조 본부장은 “오후 5시께 추가 실종자의 휴대전화 위칫값이 화재 현장 근방에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수색 작업은 가능한 늦게까지 하되, 대원 안전을 고려해 내일 아침 재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화재경보,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 회사 측의 초기 화재 대응에 대해서는 “조사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 10분께 큰 불길을 잡았지만 이미 참사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였다. 오후 10시 현재 사망자는 22명에 달한다. 한국인 2명을 제외한 사망자 18명은 중국인, 1명은 라오스인이다. 현장에 있던 것으로 확인된 실종자 1명은 국적 불명이다.

화성=손대선 기자 sds11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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