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 만에 덮친 화마에 22명 사망…유족 "이틀 전에도 화재"(종합2보)

황지향, 이윤경 2024. 6. 2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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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일차전지 공장 화재…리튬 배터리 폭발 추정
1명 실종·8명 부상…중국 등 외국인 근로자 다수

24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1분께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났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화재로 인해 사망자 22명, 중상자 2명, 경상자 6명 등 총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화성=박헌우 기자

[더팩트ㅣ화성=황지향·이윤경 기자]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리튬 배터리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22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연락이 두절된 실종자 1명을 추가로 확인하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24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1분께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났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화재로 사망자 22명, 중상자 2명, 경상자 6명 등 총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한국인 2명, 외국인 20명이다. 중국인 18명, 라오스 1명, 미상 1명으로 파악됐다. 사망자의 인적 사항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시신 훼손 상태가 심해 성별 정도만 구분이 가능한 상태라 추후 DNA 검사 등이 이뤄져야 정확한 신원 파악이 가능할 전망이다.

사망자는 모두 발화 지점인 공장 3동 2층에서 발견됐다. 1명은 이날 오전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최초 사망자 이후 건물 내 고립됐던 것으로 알려진 실종자 21명도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중상자 2명은 40대 남성으로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연락 두절된 1명의 소재 파악에도 주력하고 있다. 실종자는 이날 오후 5시께 사고 현장 260m 이내에서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태다. 소방 관계자는 "회사 근로자이긴 하나 외국인인지 한국인인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타 지역에 가 있는지 건물 안에 있는지 위치 추적이 안 되고 있어 구조대가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4일 오후 경기 화성시 전곡산업단지 내 일차전지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화성=박헌우 기자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 현장에 인력 201명, 장비 72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으며, 오후 3시10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불이 난 2층의 면적은 1185㎡로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곳이다.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5000여개가 있었던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3동에서 일한 근로자는 101명으로 파악됐다. 이 공장의 상시 근로자 수는 50여명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불길을 미처 피하지 못한 채 건물 내부에 고립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잔불 진화작업에 주력하는 한편, 정확한 화재원인도 조사 중이다.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 중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 배터리에서 시작된 불은 약 15초 만에 확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영상을 통해 봤더니 처음에는 배터리 부분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며 "흰 연기가 급격히 발화해서 작업실을 뒤덮는데 15초 밖에 안 걸렸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이 대부분 외국인이라 대피에 혼선이 발생했으며, 현장에 비치돼있던 소화기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짧은 시간에 유독성 연기를 흡입하고 불이 커지면서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조 본부장은 "인명피해가 많았던 이유는 대피 방향이 잘못된 부분도 있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들도 많고 파견 일용직 근로자들도 많아서 공장 내부 구조가 익숙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화 및 수색작업을 마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등과 함께 정밀감식을 실시할 계획이다. 감식에는 경찰과 소방당국, 국과수를 비롯해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6개 기관이 참여한다.

윤석열 대통이 24일 오후 경기 화성시 전곡산업단지 내 일차전지 제조공장 화재 현장을 방문해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화성=박헌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께 공장을 찾아 약 한 시간가량 현장을 살폈다. 조 본부장으로부터 화재 수습 상황을 보고받고는 소방청장에게 "화재의 원인을 철저하게 정밀 감식하라"고 지시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본부장 자격으로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현장을 방문했다. 김 지사는 "화성시청에 사망자와 유가족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며 "사상자 안치 및 입원시설에 도직원을 1대 1 매칭해서 사망자와 유가족 법률상담 지원절차도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족들 사이에선 화재가 발생하기 이틀 전에도 공장에서 불이 났으나 이를 숨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화재로 숨진 한 외국인 근로자 유족은 "이미 지난 토요일에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며 "추가 사고는 없었지만 공장에서 쉬쉬하며 입단속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눈물을 훔쳤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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