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만의 무공훈장…뒤늦은 국가 예우
[KBS 전주] [앵커]
내일은 한국전쟁 74주년입니다.
참전해 공을 세우고도 국가의 예우를 받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은데요.
뒤늦은 훈장 수여를 계기로 아버지가 참전 용사였단 사실을 알게 된 가족을 안승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6·25전쟁 발발 사흘 만인 1950년 6월 28일, 한강을 넘으려는 북한군과 막아선 국군 사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집니다.
엿새간 저지선을 지켜 미군의 참전 시간을 확보한 한강 전투.
이 한복판에 고 구남태 선생도 있었습니다.
[구민호/고 구남태 선생 아들 : "관련되니 찾아보게 되고, 우리 아버지가 이렇게 했단 것도 뿌듯해지고. 몰랐던 사실을 알다 보니 뭉클했습니다."]
당시 나이 열아홉, 육군 상병이던 고인의 공훈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위장한 북한군을 체포했고, 전술을 알아내 전선 유지에 기여한 겁니다.
정부는 한국전쟁 74주년인 올해 고인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구민호/고 구남태 선생 아들 : "제 아들과 국가적 행사에 참석하고, 할아버지가 이런 업적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고 유품도 없던 터라, 지난 3월 이를 처음 알게 된 유족들.
40대 후반 지병으로 일찍 떠난 아버지의 빈자리는 남겨진 가족 몫이었습니다.
국가의 도움은커녕 홀로 5남매를 키운 아내는 어느덧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습니다.
[이미화/고 구남태 선생 아내 : "(생전에) 동생이고 누구고 그렇게 인정이 많아요. 내가 책임져야 할 거 아니에요. 내가 자식들 먹이고, 가르쳐야 하고."]
국방부 6.25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은 2019년 법 제정 뒤에야 속도가 붙었습니다.
5만 명 넘는 미수여자를 찾는 과정에서 고인의 훈장도 이제야 주인을 찾은 겁니다.
아버지가 떠난 지 벌써 44년, 국가의 늦은 예우에 유족 마음엔 기쁨과 회한이 교차합니다.
[구민호/고 구남태 선생 아들 : "그때 당시 알고 못 알고는 삶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마음가짐도 다를 것이고. 방향 자체도 다를 것 같아요, 삶의 방향이."]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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