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위스키' 즐긴다더니…'참가비 3만원' 예약 폭주한 곳
'페어링' 했더니 2030 환호
'위스키 페어링' 트렌드에 고객 접점 확대 나선 업계
배스킨라빈스, '위스키 마리아주' 행사에 2030 몰려
편의점·백화점서도 페어링 확대 및 강화 나서
“위스키랑 아이스크림 조합이 환상적이네.” 지난 21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건물에 있는 배스킨라빈스 특화 매장 ‘워크숍 바이 배스킨라빈스’에 모인 손님들 사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은 유명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 제품과 배스킨라빈스 메뉴를 페어링(궁합)한 음식을 선보이는 ‘프라이데이 밋업’ 행사가 열린 날이다. 위스키를 곁들인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로 행사는 신분증을 지참한 성인 남녀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고객들은 위스키와 아이스크림이 어우러진 ‘아포카토’와 커피와 생크림, 위스키가 곁들여진 ‘위스키 아이리쉬 커피’ 등을 맛봤다. 1시간 남짓 진행된 행사 동안 전문가의 진행 아래 위스키를 제대로 마시는 법도 배웠다.
이날 행사에는 위스키에 관심이 많은 20~30대 남녀가 모였다. 위스키 증류소에서 일한다는 김유빈 씨(34·남)는 “위스키에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새로운 장르를 시도한다는 게 신선해서 방문했다”며 “과거에만 해도 위스키는 진입장벽이 높은 술이었는데, 요즘엔 20대 갓 된 사람들도 ‘카드 할부까지 내면서까지 마신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주류박람회에 다닐 정도로 위스키에 관심이 많다는 이지혜 씨(20대·여)는 “아이스크림은 단맛이 강한데 위스키의 스파이시한 맛과 중화돼서 좋다”며 “위스키만 마시는 건 쓰고 도수가 높아서 부담스러웠는데, 다른 음식을 곁들여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위스키 한잔은 식상해…‘페어링’으로 고객 모시는 업계
최근 식품업계가 ‘위스키 페어링’ 경험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젊은 층을 공략하고 나섰다. 위스키를 하이볼로 즐기거나 다른 음식과 곁들여 먹는 등 취향에 따라 즐겨 먹는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다.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SPC도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섰다. 조니워커 제품을 페어링한 ‘위스키 마리아주(페어링 메뉴)’를 선보이는 행사는 지난 14일과 21일 양일에 거쳐 진행됐으며 10여명의 소수 인원만 모집했다.
참가비는 3만원대로 바(Bar) 등에서 위스키 한잔에 1만~1만5000원대로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SPC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위스키와 디저트 페어링 행사는 온라인 사전 예약 링크 오픈 당일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며 “아이스크림 소비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잘 나가는 상품과 섞어 변주를 주는 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맛의 경험을 제공했다”고 귀띔했다.
롯데마트는 고객 취향에 맞는 위스키와 와인을 제공하는 매장 ‘보틀벙커’로 차별화를 꾀했다. 양주에 대한 전문 강의와 시음 행사를 주 1회 이상 열어 애호가들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해당 행사 참석자 수는 월 100명 이상을 꾸준히 기록 중이다. 특히 보틀벙커는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인기 위스키 물량을 기존보다 20% 이상 확대하는 식으로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보틀벙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도 내달 중 오픈할 계획이다.
위스키와 페어링하기 좋은 안주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시도도 보인다. 지난 4일 CU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육포 데이를 열었다. 하이볼, 위스키 등의 술과 페어링하기 좋은 육포가 편의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CU에서 올해 위스키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9.6%로 주류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U 육포의 최근 3개년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도 2022년 11%에서 지난해 10.2%, 올해(1~4월 기준) 10.6%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세다. CU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을 고려해 프로모션을 확대할 예정이다.
위스키 페어링을 강조하는 업계가 늘자 주류 전문관을 둔 백화점도 가세했다. 지난 3일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내 ‘하우스 오브 신세계’ 1층에는 약 1300㎡(400평) 규모의 파인 와인 및 위스키 전문관이 들어섰다. 이곳에는 세계적인 위스키 브랜드 맥켈란과 산토리를 경험할 수 있는 모노숍(단일 매장)이 있다. 단순 판매를 위한 진열 공간이 아닌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종합 공간으로 차별화를 꾀했다는 설명. 구매한 술을 바로 미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다이닝룸(PDR)’ 공간에서 주류 페어링을 선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홈술(집에서 즐기는 술)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주류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 이어, 이를 어떻게 맛있게 마시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식품업계뿐 아니라 백화점, 호텔 등 다양한 업계에서 주류를 이용한 새로운 시도를 나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주 고객층인 젊은 층을 공략한 서비스와 프로모션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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