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현충원·야전병원 역할…범어사와 통도사

강예슬 2024. 6. 2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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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6·25 전쟁 초기 북한군에 밀리던 전세를 인천상륙작전으로 역전할 수 있었던 계기는 우리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준 덕분입니다.

6주 동안의 치열한 전투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이들을 치료하고, 전사한 장병의 명복을 빌어준 곳이 양산 통도사와 부산 범어사입니다.

KBS는 6.25 74주년을 맞아 숨겨진 당시의 모습을 처음 공개합니다.

보도에 강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전 직후, 미 8군 사령관 벤 플리트 장군 일행이 부산 범어사를 찾았습니다.

범어사 스님들은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에서 산화한 수많은 장병들의 유해를 화장하고 안장하는 일을 도맡았습니다.

벤 플리트 장군은 전사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범어사 스님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장군은,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다 평양에서 실종된 아들을 둔 부자 참전자입니다.

[일미 스님 : "(화장한) 그 가루 흩이느라고 앞으로 다녔고 우리는 뒤를 따라가면서 염불하고 다녔고, 그런 비참한 역사가 범어사에서…."]

범어사에선 이승만 대통령도 참석해 숨진 국군과 유엔군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도 열렸습니다.

사실상 국가현충원 역할을 한 것입니다.

양산의 고 사찰 통도사.

벽 한쪽에 한 편의 시가 쓰여있습니다.

[정대 스님 : "통도사야, 잘 있거라. 정든 통도사를 떠나려고 하려 마는 세상이 하도 수상하니 갈 수밖에 더 있느냐."]

이곳에서 치료를 받고 떠난 국군 장병이 남긴 글입니다.

통도사는 낙동강 전투 부상자들이 이송됐던 사실상의 야전 병원이었습니다.

[보타암 스님 : "중경상 입은 사람은 거기서(군 병원) 치료하고 지금 죽을 사람은 치운암하고 여기하고(보타암) 다 와서 죽었다니까."]

6.25라는 참혹한 국난의 시기, 범어사와 통도사는 호국불교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냈습니다.

KBS는 부경근대사료연구소가 미국에서 입수한 당시 영상을 복원한, 특집 다큐멘터리 '산사의 전우들'을 내일 오전 1TV를 통해 전국에 방송합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영상편집:김종수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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