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사고엔 무용지물…또 ‘V-PASS’ 먹통
[KBS 광주] [앵커]
최근 신안 가거도에서 선박이 전복돼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는데요,
이 선박에는 긴급 구조 신호 기능이 있는 V-PASS 장치가 켜져 있었지만, 사고 때는 구조를 요청하는 경고음이 발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V-PASS 부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보도에 허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통영선적 '풍성호'가 충돌로 뒤집힌 것은 지난 13일 새벽 12시 35분쯤.
그런데 '풍성호'에 장착된 V-PASS는 인근 해경 파출소에 구조 신호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사고 뒤 3시간이 흘러서야 수협 어선안전조업국이 '풍성호'의 GPS 신호가 사라졌다며 해경에 구조 요청을 했고, 인근에 있던 민간 선박 '아리아호'가 선원 6명을 구조했습니다.
V-PASS가 먹통이 되면서 일부 선원들은 부표 하나에 매달린 채 망망대해에서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지난 3월 통영 욕지도에서 선원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해신호' 전복 사고도 V-PASS가 작동하지 않아 구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V-PASS 이용 어민/음성변조 : "(작동 잘 안 된다고 다른 분들도 많이 말하시나요?) 아 많이 하죠. 자비로 고치러 가요. 고치러 가면 손만 댔다 하면 (수리비가) 30만 원, 50만 원이라니까 이게. 나 같은 경우에도 나도 켜지긴 켜지는데 안 돼요."]
V-PASS 장치가 해경 송수신소에 전파를 보내는 주기는 30초 단위.
1~2초 만에 배가 갑자기 뒤집혀 V-PASS 신호가 끊어지면 배가 아무리 기울어도 위험 신호 송신이 불가능해 해경이 사고 사실을 알 수 없다는 겁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대부분이 전복되면 당연히 울린다고 인식을 하고 계시긴 하거든요. 실질적으로 신호의 전파 주기(30초)나 이런 것들 봤을 때 급박하게 넘어가는 전복 시간에 자기 위치 신호 보내는 조건이 맞지 않으면 (V-PASS 경보가 울리지 않습니다)."]
해경은 "이 같은 한계를 인정한다"면서 V-PASS 장착 어민들을 대상으로 'SOS 버튼 누르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V-PASS가 정작 인명 피해가 큰 선박 전복 사고에는 제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장치 부실 논란은 더 커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허재희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허재희 기자 (to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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