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에 기생충, ‘김정일 교시’까지…오물풍선 속 북한 민낯
[앵커]
북한이 최근 4번에 걸쳐 살포한 오물 풍선이 천 6백 개가 넘습니다.
정부가 일부를 수집해 내용물을 분석해 봤더니, 누더기 옷부터 기생충까지, 북한 내부의 열악한 실상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유호윤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 천 6백여 개 가운데 70여 개를 통일부가 수집해 내용물을 분석했습니다.
우선 풍선 속 종이나 천은 쉽게 퍼지도록 의도적으로 잘게 자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페트병은 라벨과 뚜껑을 하나하나 제거해 상품 정보 노출을 막으려 한 흔적도 엿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북한 내부의 열악한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양말은 몇 번이나 기워 신은 흔적이 남아있고, 유아복도 낡아서 해진 흔적이 역력합니다.
남한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듯 과거 국내 업체가 북한에 지원한 의류를 훼손한 듯한 천 조각도 들어있었습니다.
특히 '김정일 교시'나 '조선노동당 총비서'라고 적힌 문건 표지들도 발견됐습니다.
북한 형법상 수령 교시 문건을 훼손하면 최대 사형이지만, 오물에 섞여 날아온 겁니다.
실수일 가능성이 크지만 김씨 일가 우상화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 : "북한 주민들도 부끄러워할 저급하고 기괴한 오물 살포를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통일부는 오물풍선 속에 있던 퇴비가 섞인 토양을 분석한 결과 인분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기생충도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오물풍선에 담긴 토양은 소량이고 군에서 수거·관리했기 때문에 감염병 위해 요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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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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