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열풍에 수혜?…소외받던 ‘범용 D램’ 몸값 꿈틀
HBM 생산 집중 탓 공급 부족 우려
최근 현물가격 연초보다 16% 상승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PC·모바일처럼 일상적인 제품에 탑재되는 ‘범용 D램’ 몸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은 HBM 생산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HBM 생산능력을 13만장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1년 만에 3배 가까이 늘리는 것이다. SK하이닉스도 생산량을 3배가량 늘릴 방침이다. 3위 미국 마이크론도 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9% 수준에서 내년 말 24~26%로 높이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HBM은 D램의 한 종류다. HBM은 다이(작은 사각형의 칩 조각) 크기가 기존 D램보다 커서 생산설비가 2.5~3배 더 든다. 반도체 회사의 공정라인은 한정돼 있어서, HBM에 할당하는 비중을 늘릴수록 범용 D램 출하량은 줄어드는 구조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D램 수요가 공급량을 23%가량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HBM 공급 부족 비율(11%)보다 더 높다.
범용 D램은 국제 표준에 따라 제작된 D램을 뜻한다. 데이터 입출력 통로가 2개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가 표준 규격이다. 현재 DDR4 제품이 주력 모델이고 DDR5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D램 가격은 전 제품군에서 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현물가격은 2.1달러로 지난 1월의 1.8달러에서 16.6% 상승했다. 서버용 D램 제품 가격도 9~19% 올랐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하반기 DDR3 수요가 공급량을 20~30%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D램 가격 상승은 특히 아직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범용 메모리가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범용 D램의 수익성 개선이 하반기 실적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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