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선 노리던 시기, 정치적 업적 내세우려고 성남FC 인수"
(성남=뉴스1) 배수아 기자 =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재판에서 검찰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축구단을 창단한 이유가 '시장 재선'과 '정치적 업적' 때문인 것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심리하는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허용구)는 24일 정용한 성남시의원(국민의힘)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정 의원은 2013년 성남시가 성남일화 축구단을 인수하려던 당시 이를 검토했던 시의원이다.
검찰은 이날 정 의원에게 이 시장이 시장 재선을 앞두고 성남일화를 인수하려던 경위를 세세하게 따져물었다.
검찰이 "직접 이 시장에게 축구단 인수를 제안했던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하자, 정 의원은 "의원들끼리 속초로 워크샵을 갔는데 이 시장이 여기에 와서 성남FC 추진하겠다고 직접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성남시에서 축구단을 인수할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이 시장이 시장 당선 후 '예산 부족'을 이유로 2012년 말 직장운동부를 해체했는데, 성남일화를 인수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시 '성남일화'는 통일교로부터 매년 100억 원 이상을 후원 받다가 통일교 문선명 총재 사망 이후 후원이 끊기면서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정 의원에게 성남시에서 인수해줄 것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에서 명분을 찾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기업구단' 형식으로 성남일화를 인수할 것을 시에 제안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기업구단'에 대해 "성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중간에 기업 브랜드를 넣는 형식"이라면서 "성남시는 장소 등을 지원하고 기업은 브랜드를 넣어서 운영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시의 추진 방향이) 기업구단이 '시민구단'으로 틀어졌고 시의원들은 성남시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 '기업구단'을 주장하면서 양측이 갈등을 빚었다"고 했다.
검찰은 "당시 추진하던 시기가 이재명이 재선을 노리고 있었고 시민구단 인수라는 건 결국 현직 시장으로서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울만한 성과였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이용한 거냐"고 묻자 정 의원은 "맞다"고 했다.
검찰은 또 "(경찰 조사 당시) 이재명이 성남FC 구단주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인지도도 올리고 경기 판정에 이의를 제기 해서 자신을 열정이 넘치는 구단주로 정치적 활용을 했다는 진술을 했는데 맞냐"고 물었고 정 의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2014년 네이버 지원이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주빌리은행 로고를 선수들 앞가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광고했는데, 주빌리 은행장이었던 이재명이 자신의 정치적 업적을 홍보하려고 했던 것도 맞냐"는 검찰의 질문에도 정 의원은 "맞다"고 했다.
변호인측은 반대신문에서 성남일화 '인수시기'를 강조하며 반박에 나섰다.
변호인이 "당시 기사를 보면 2010년 직장운동부가 해체되고 2013년 축구단이 창단됐는데 앞서 증언한 것은 마치 시간차를 고려하지 않고 연이어 한 것처럼 진술한 게 아니냐"면서 "사실 2, 3년 사이에 성남시 재정이 정상화 된 게 아니냐"고 따져물었고, 정 의원은 "2010년도 직장운동부가 해체됐을 당시에도 성남시 재정은 힘들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변호인측은 검찰측 질문이었던 '주빌리 은행 광고' 시기도 꼬집었다.
변호인은 "성남FC가 2014년경 네이버 지원이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주빌리 은행을 운동복 가슴에 광고했고 은행장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정치적 업적을 광고하기 위해 축구단 인수했다고 했는데 2014년이 확실하냐"고 하면서 "성남FC는 2015년 2월 주빌리 메인 유니폼을 채택했다고 최초 발표했는데 2014년이라는 게 이상하지 않냐"고 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 68명에 대한 증인을 추가로 신청했다.
다음 기일은 7월 8일에 진행된다. 이날은 성남시가 성남일화를 인수하려던 당시 성남시 체육진흥과장을 지낸 전 시청 공무원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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