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출입구 반대편으로…사망·실종 23명 중 21명 ‘일용직 이주노동자’[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경기 화성 리튬 공장 화재 사고의 사망자 대부분은 출입구 반대편으로 대피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사고 사망자와 실종자 23명 중 21명은 일용직 이주 노동자로, 소방은 이들이 공장 구조에 익숙치 않아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24일 오후 8시 경기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30분 발생한 화재로 현재까지 2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1명을 포함한 21명은 외국인이다.
조 본부장은 “최초 발화 당시 영상을 확인하니 처음에는 배터리에서 작은 흰 연기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급격히 발화했다”면서 “작업실 공간 다 뒤덮는데 1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황한 작업자들이 소화기로 초기 대응 시도했는데 리튬 전지이다 보니 소용이 없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조 본부장은 “대피를 시도한 분들이 놀라서 다 막혀 있는 안쪽으로 대피했다”면서 “ 대피하려면 출입문 나와서 가야하는데 안쪽으로 들어가서 짧은 시간에 유독성 연기 흡입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 중”이라고 했다.
조 본부장은 “대피 방향이 잘못된 것도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 인명피해가 컸다”면서 “정규직 직원이 아니라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받아 쓰는 일용직이 대부분으로, (이들이) 공장 내부 구조가 익숙치 않았던 점도 피해가 커진 요인이 되지 않았는가 싶다”고 덧붙였다.
경기남부경찰청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 수사본부는 2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소방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과 함께 합동 감식을 할 예정이다. 감식에는 6개 기관 30여 명이 참석한다.
경찰은 이 사건 수사를 위해 형사기동대 35명, 화성서부경찰서 형사 25명, 과학수사대 35명, 피해자 보호계 25명 등 130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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