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40분간 폭탄 터지듯 ‘펑펑’…산단 일대 연기·파편 쏟아져
소방당국, 확산 방지에 총력…오후 3시께 큰 불 잡아
24일 낮 12시30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소재 1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선 검은색 연기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왔다. 공장이 있는 전곡산단 일대는 연기가 가득 차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바로 앞 공장에는 화재 당시 폭발로 튕겨져 나온 잔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공장 옆에 주차된 차들에는 검은색 재가 쌓여 있었다.
공장 건물 외벽은 완전히 허물어져 있었다.
불이 타오르는 동안에는 ‘펑’ 하고 터지는 폭발음이 반복적으로 들렸다. 상황을 살피러 나온 인근 공장 관계자들은 코와 입을 막고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과 연기를 바라봤다.
최초 화재 발생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인근 공장 이주노동자 A씨(30대)는 “야간 근무를 마치고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 폭발음이 들려 깼다”면서 “깜짝 놀라 밖으로 나오니 옆 공장에서 붉은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불길 속에서 계속해서 뭔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반복적으로 났다”고 말했다.
아리셀 공장 3동 2층 리튬전지 검수장에서 최초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부터 시작됐다.
공장 자체는 2300여㎡ 규모로 크지 않았지만, 내부에 유해화학물질인 리튬전지가 보관돼 있는 탓에 소방당국의 진화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불은 1차 진화 판단이 내려진 오후 3시10분까지 4시간40분가량 사그라들었다가 커지길 반복했다.
불은 내부에 보관돼 있던 리튬전지 3만5000여개가 모두 타면서 자연적으로 꺼졌다. 리튬전지는 한 번 불이 붙으면 쉽게 꺼지지 않을뿐더러 계속 되살아나기 때문에 화재 발생 시 진화가 쉽지 않다.
소방당국은 인근에 살수차를 배치해 물을 뿌리며 불이 주변 다른 공장으로 퍼지는 것을 방지하는 선에서 화재 진압 작전을 수행했다.
큰 불길이 잡힌 오후 3시부터는 소방당국의 수색이 본격화됐다. 이번 사고로 숨진 노동자들의 시신은 파란색 모포에 덮인 채 들것에 실려 나왔다.
사망자들의 시신은 화재가 발생한 작업장 출구 반대쪽에서 대부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일용직으로 근무하게 된 이주노동자들이 공장 내부 구조에 익숙지 않아 반대 방향으로 대피했고 유독성 연기를 다량 흡입하며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편이 공장 생산관리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C씨는 “뉴스를 보고 있는데 남편이 일하는 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속보가 떠 택시를 타고 바로 왔다”면서 “여기 오기까지 회사의 연락도 없었고 직접 전화해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고 주변 가족들에게도 어떻게 알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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