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인천 감독, 이례적 경고성 메시지 "팀 방향성에 반하는 모습 나와"

한동훈 2024. 6. 2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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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이례적으로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질타했다. 조성환 감독은 2024시즌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아주 미묘한 표현이라도 선수 탓을 한 적이 거의 없다. 결과가 나빠도 자신의 준비가 부족했다든지, 자신의 전술적인 대처가 기민하지 못했다든지 자책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포항전 완패 이후에는 감정이 다소 격양됐다. 그는 "팀의 방향성을 이행하는 선수들로 구성해야 될 것 같다"라며 경고에 가까운 메시지를 던졌다.

인천은 23일 안방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 K리그1' 18라운드에서 포항에 1대3으로 졌다. 리그 최근 5경기 3무2패로 승리가 없다. 포항의 유기적인 패스워크에 수비 조직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최전방에서는 무고사가 계속 고립된 상태로 묶였다. 0-3으로 경기가 이미 크게 기운 후반 33분에 터진 김보섭의 만회골은 전혀 위안이 되지 않았다. 인천은 7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다.

조성환 감독은 어김없이 '내 탓'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팬들께 죄송하다. 감독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 모든 구성원들이 조금 더 간절하고 처절하게 하나가 돼서 준비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여기서 이야기를 다 하면 남 탓을 하는 것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내 탓으로 돌리고 여러가지 어려움에 직면하지 않게끔 아우르고 준비해서 반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성환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맡은 바 임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움직여주길 호소했다. 조성환 감독은 "인천의 게임 모델이 있다. 준비한 게 있는데 처음부터 잘못됐다. 우리가 계속 승리를 하지 못하면서 선수들이 이기고 싶은 마음에 조급해진 것 같다. 감독이 그리고 팀이 하고자하는 방향성과 반하는 모습이 나온다"며 아쉬움을 못내 털어놨다. 훈련하고 약속된 플레이에서 한 명이라도 이탈하면 조직력은 모래알처럼 흩어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치밀한 전략이라도 수행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톱니바퀴 하나가 어긋나면 악순환이 시작된다. 첫 단추가 그래서 중요하다. 계획되지 않은 선수교체나 전술 변화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발생하면 경기 운영 전체가 흔들린다. 조성환 감독은 "벤치에서 여러가지로 상황을 정리하다보니까 우리가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 나오거나 플랜C 플랜D까지 나오는 그런 계속적인 나쁜 영향이 나타났다"고 돌아봤다.

조성환 감독은 이를 반영해서 라인업을 짤 수밖에 없다고 암시했다. 그는 "먼저 팀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선수들로 구성을 해야될 것 같다. 인천이 잘하는 축구를 선수들이 더 명확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연습한 팀플레이를 하지 않는 선수는 쓰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감독은 "공격이나 수비나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어느 한 사람의 생각으로 과욕으로 포지셔닝이 안 좋다 보니까 간격이라든지 형태라든지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조직적인 플레이가 안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문제점을 진단했다.

조 감독은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당부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출정식 때에도 이야기했다. 그 어느 해보다 힘든 시즌을 �G이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예언가라서 그런 게 아니다. 경험을 토대로 모든 구성원들에게 이야기했다. 과거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나 좋은 성과에 도취되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우리 팬 여러분들이 힘든 시간을 맞이하지 않도록 하는 게 선수들과 감독의 자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은 26일 제주 원정이다. 제주는 3연패에 빠져 인천보다 분위기가 더 나쁘다. 그럼에도 제주는 홈에서 4승5패로 원정팀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대다. 제주는 18라운드서 선두 울산과 대등하게 싸웠지만 2대3으로 졌다. 조 감독은 "선수들과 소통을 통해서 다시 방향을 제시하겠다. 아직 늦지 않았다. 한 걸음 한 걸음 마지막 라운드까지 선수들과 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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