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와 우승 경쟁, 연습 라운드처럼 즐겼다”…김주형, 올 시즌 최고 성적
절친 셰플러와 첫 연장전서 패배
김주형(사진)이 “서서히 경기력을 올려 파리 올림픽에서 최고가 되도록 하겠다”던 계획을 착실히 실현하고 있다.
김주형은 24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하이랜즈(파70·6835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이자 8번째 시그니처 대회인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마지막홀 버디를 포함해 4타를 줄이고 합계 22언더파 258타를 기록,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공동선두로 마친 뒤 첫 연장전에서 아쉽게 패배했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셰플러는 투 온에 성공하고, 김주형은 세컨드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리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김주형이 벙커에 박힌 공을 겨우 빼내 투 퍼트로 보기를 기록한 반면 셰플러는 여유 있게 파를 잡고 승리했다.
지난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10월)에서 2연패를 달성한 김주형은 이날 만 22세2일로 진 사라센, 타이거 우즈,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등에 이어 PGA 투어 역대 5번째로 적은 나이의 4승 주인공이 될 수 있었으나 아쉽게 물러났다.
셰플러는 2009년 타이거 우즈(6승) 이후 15년 만에 시즌 6승을 기록하며 상금 360만달러를 추가해 역대 한 시즌 최고상금 선두(2769만6858달러)를 질주했다. 셰플러는 올해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와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그리고 시그니처 대회에서만 4승을 더했다.
김주형은 “3퍼트 보기 2개가 아쉬웠지만 최선을 다했다. 연장전 세컨드샷은 바람이 잦아든 가운데 약간의 미스샷이 나왔는데, 그 뒤로는 어쩔 수 없었다”며 “하지만 올 시즌 최고 성적을 거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다음주 9연속 출전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시즌 출발이 부진해 비상이 걸렸던 김주형은 최근 8개 대회 연속 출전하며 RBC 캐나디안 오픈 공동 4위, 이날 준우승 등을 더해 페덱스컵 랭킹을 지난주보다 22계단 끌어올려 39위에 올라섰다.
같은 댈러스에 거주하는 ‘절친’인 셰플러와의 우승 경쟁을 연습라운드처럼 즐겼다는 그는 마지막홀 시위 사태에 대해 “4명이 그린에 올라왔고, 그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지만 선수들이 우승 경쟁을 하는 순간 그런 일을 벌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빨리 사태를 진정시키고 선수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준 안전요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후변화 관련 시위대 일부가 마지막홀 그린 플레이 직전 흰색, 빨간색 연막가루를 그린 위에 뿌리며 소동을 벌여 10분 가까이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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