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드라마에 빠져 한국어 열공…좋아하는 한국에서 뛰게 돼 행복”
‘굿 닥터’로 시작 30편 이상 섭렵
신작 공개되면 무조건 보는 덕후
하나원큐서 마지막 호명 받은 뒤
유창한 한국말로 감사 인사 화제
“저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팀에 힘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여자프로농구 최초의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마지막으로 지명된 가드 이시다 유즈키(25·하나원큐)의 입에서 유창한 한국말이 흘러나오자 장내가 웅성였다.
이시다는 대부분 선수들이 가벼운 인사말 정도만 준비한 것과 달리 모든 의사 표현을 직접 했다. 재일교포 출신이거나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선수도 아니라는 점에서 놀라웠다. 트라이아웃 활약상을 바탕으로 그를 지명한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은 적응의 가장 큰 걸림돌을 해결했다는 생각에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시다는 지난 23일 일본 도쿄 TKP가든시티 세미나홀에서 진행한 2024~2025 WKBL 아시아쿼터 드래프트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남다른 한국어 실력의 비결을 털어놨다.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 덕분이었다.
이시다는 “따로 한국어를 공부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처음에는 K팝이 너무 좋아 음악을 자주 듣게 된 것이 계기였는데, 지난해부터 한국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시청하면서 한국어 공부가 됐다. 대화를 나누는 것은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고, 한글 자막을 읽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선 한국 드라마가 한국어를 알리는 문화사절 역할을 한다. 이시다 역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한국 드라마에 흠뻑 빠진 사례다.
이시다에게는 2013년 제작된 <굿 닥터>가 시작이었다. 방영된 지 무려 10년이 지난 드라마에 빠진 이시다는 “문채원 배우가 주연(차윤서 역)을 맡은 이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에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 한국 드라마가 일본 것보다 재밌다보니 드라마를 계속 보게 되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섭렵한 한국 드라마만 30편이 넘는 것 같다. 글로벌 OTT에서 나오는 한국 드라마 위주로 많이 보고 있다. 신작은 무조건 본다. 지금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는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로 한국 문화에 빠진 이시다는 한국 농구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일본 W리그 야마나시 퀸 비즈에서 뛰고 있는 그는 지난 4월 WKBL 아시아쿼터 도입이 확정되자 바로 신청서를 썼다. 다행히 이시다는 드래프트에 참가한 12명의 선수 중 마지막이자 9번째로 부름을 받았다.
“하나원큐가 가장 입단하고 싶었던 팀이라 감사드린다”는 표현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입증한 이시다는 “사실 WKBL이 처음이라 긴장되고 불안한 마음도 있다. 내가 원하는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했다. 새 무대에 나서는 그는 동료들과 친분을 쌓는 것으로 첫 단추를 끼우고자 한다. 이시다는 “하루빨리 동료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에서 좋아하는 농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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