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연기에 대한 궁극의 교과서 ‘연기 6강 : 생애 첫 연기수업’

손봉석 기자 2024. 6. 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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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연기력으로 인종과 성별까지 뛰어 넘어 배역을 소화하고 영국 왕실로부터 작위까지 받은 대배우 알렉 기네스가 “연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초보자들과 저명한 배우들은 모두 이 책에서 자극을 발견할 것”이라고 극찬했던 배우와 연기 기술에 대한 책이 국내에 출간됐다.

‘생애 첫 연기수업’이라는 부제가 붙은 ‘연기 6강’ (영어 원제 ‘ACTONG-FIRST SIX LESSONS’ 지은이 리처드 볼레스라프스키 Richard Boleslawski, 옮긴이 전일성,김혜민 펴낸 곳 불란서책방)은 할리우드 배우들부터 연기 초보자들에게까지 영어권 국가들에서 연기에 관한 필독서로 널리 알려진 책이다.

연기에 관련된 책으로는 스타니스라브스키의 책과 더불어 아마추어와 전문가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 중의 고전이 된 이 책은 무대와 은막에서 수 세대를 거쳐 배우들이 연기를 익히고 예술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분명히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볼레스라브스키의 조언들은 배우가 예술가로 성장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들을 군더더기 없이 6개 파트로 나눠 실용적으로 알려준다. 그 첫 단계로 배우가 집우해야 할 대상은 영혼임을 얼려주는 ‘집중’부터 감정의 상태를 조정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정서 기억’, 배우가 발견해야하는 드라마틱한 액팅에 대한 규칙들을 전하는 ‘극적 행동’, 역할을 통해 삶과 영혼을 만들어내는 ‘성격 구축’, 액팅을 위해 임울니나 대상에 대해 주목하는 ‘관찰’을 거쳐서 예술이기에 지니는 궁극적인 ‘리듬’까지 배우가 연기를 펼치는 현장에서 바로 직면하는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저자 리처드 볼레스라프스키는 대연출가 그로토스키를 배출한 연극과 연기의 ‘강국’ 포란드 출신으로 러시아 제국과 독일, 미국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에서 활동한 배우이자 연출자, 감독, 액팅 교사(코치)로 활동했다.

볼레스라프스키는 현대적 연기론의 아버지인 스타니스라브스키 제자이자 조수로 모스크바 예술극장 회원이었으며 아메리칸 래버러토리 시어터를 설립한 인물이다. 모스크바예술극장(MAT)에서 1906년 스타니스라브스키 지도로 배우 수업을 시작했고 무대 위에서의 인물 연기는 대본의 대사를 옮기는 것 이상으로 인물의 심리와 감정을 파헤치는 일이라는 점을 이해했다. 그는 스타니스라브스키 방식으로 배우들을 훈련하는 모스크바 예술극장 연기 교사로 활동한다. 1922년 뉴욕으로 이주 후 스타니스라브스키 연기술 ‘시스템’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1923년 아메리칸 래버러토리 시어터를 창립, 리 스트라스버그, 스텔라 아들러, 해롤드 클러먼 등 훗날 스타니스라브스키의 기술을 활용해 메소드 연기를 확립하는 이들을 교육시켰다.

러시아 제국에서 자신의 첫 영화 제작을 시작으로 덴마크 감독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의 무성 영화 ‘러브 어게인’(Die Gezeichneten, 1922) 등에 배우로 출연했다. 그레타 가르보 주연의 영화 ‘페인티드 베일’(The Painted Veil, 1934), 찰스 로튼 주연의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1935)을 비롯해 클라크 게이블, 마를렌 디트리히, 조안 크로퍼드 등 당대 스타들이 출연한 1930년대 할리우드 흥행작도 연출했다. 1937년 1월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영화 산업에 대한 공헌으로 할리우드대로 명예의 거리에는 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옮긴이 전일성은 뉴욕 브루클린 칼리지에서 영화과 연출 전공한 후 ‘영화학 개론’, ‘필름메이커의 렌즈’, ‘극작의 기술’ 등 관련 분야 서적을 다수 번역했다. 김혜민은 “극이 삶을 담아내듯 우리 삶도 어쩌면 무대 속 한 장면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고 번역 소감을 전했다.

이 책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좋은 가이드 북으로 읽히고 교양서적으로는 연기라는 기술의 어려움을 활자로도 잘 전달해준다.

‘동시대를 함께하는 이들이 실존한다는 점을 늘 상기하면서 그들의 삶에서 나타나는 변화 하나하나에 민감해야 해요’, ‘관찰력은 사람과 예술 작품에서 각기 다른 개성과 가치를 알아보도록 눈을 최대한 열어줍니다’, ‘배우는 능력을 타고나야 한다’ 등 책 곳곳에 연기와 배우에 대한 설명으로 우회하여 예술에 대한 직관과 진실을 독자에게 전해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 중하나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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