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나선 이재명, 2년 더 대여투쟁 선봉…대선길 ‘양날의 칼’

고한솔 기자 2024. 6. 24. 19: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표직 연임을 위한 8·18 전당대회에 출마하려고 24일 대표직을 사퇴했다.

대표직 연임은 예견된 수순이지만, 그에겐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민주당이 대선 1년 전까지인 '당직 사퇴 시한' 당규를 개정해, 이 대표는 2027년 3월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임기 내에선 필요한 만큼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표직 연임 도전 배경과 전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히려고 입장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표직 연임을 위한 8·18 전당대회에 출마하려고 24일 대표직을 사퇴했다. 대표직 연임은 예견된 수순이지만, 그에겐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회견을 열어 “조금 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민주당 당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며 “국민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위기 앞에서 과연 민주당과 저 이재명은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출마를 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른 사람들이) 연임 얘기를 할 때는 저도 웃어넘겼는데, 결국 웃어넘길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다”며 연임 뜻을 분명히했다.

이 대표의 임기는 8월까지지만, 민주당 당규 제4호 22조는 ‘당대표 및 최고위원 등 전당대회 후보자는 후보자 등록 전 지역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2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꾸린 뒤, 새달 초 후보자 등록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2026년 8월까지 2년 더 제1 야당을 이끌며 대여 투쟁의 ‘선봉’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근 민주당이 대선 1년 전까지인 ‘당직 사퇴 시한’ 당규를 개정해, 이 대표는 2027년 3월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임기 내에선 필요한 만큼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동안 대통령에 대적하는 명실상부한 야당 지도자의 모습을 각인시킨다면, 이 대표로선 대선 가도에 큰 도움이 된다.

우려도 나온다. 이미지가 과도하게 소모되고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입법 성과를 내면 설사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막히더라도 ‘할 만큼 했다’는 인상은 심어줄 수 있다. 하지만 이미지 소진은 뚜렷한 단점”이라고 말했다.

‘강성’과 ‘정쟁’ 이미지만 부각돼 중도층으로 지지층 확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직은 ‘4·10 총선에서 압승하게 해줬으니 정부·여당을 잘 견제해보라’는 여론이 우세하지만, 여야 대립으로 민생 문제 해법이 거듭 좌초되거나 사사건건 트집만 잡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상황은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게다가 이 대표는 강성 지지자도 많지만, 한국갤럽의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 대상 정계 인사 비호감도 조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61%), 홍준표 대구시장(60%)과 엇비슷한 수준(58%)으로 3위를 할 정도로 거부층도 두텁다.

근본적으로 이 대표의 연임 자체에 의문이 나오기도 한다. 민주당에서 과거 총재직을 포함해 대표직을 연임하는 건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대표의 연임은 대권은 차치하고서라도 일단 사법리스크를 총력 방어하려는 고육지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놓치 않으려 당규를 개정했다는 등 당 장악력 강화와 사당화 논란 등도 이 대표로선 부담이 될 수 있다.

당 안에선 대항마를 찾는 분위기도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 대표 혼자 출마하면 ‘이재명 일극체제’와 같은 비판이 더 거세질 테니 중진 의원들이 나서야 한다며 몇몇 거명되지만,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실제 출마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