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호주서 폐렴구균 백신 임상 3상 승인… 연내 첫 투약 개시
한국·미국·유럽 내 임상 3상 IND 접수
생후 6주~만17세·약 8000명 대상 글로벌 임상
오는 2027년 임상 3상 종료 목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프랑스 제약기업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 ‘GBP4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이 호주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로부터 승인받았다고 24일 밝혔다. GBP410은 한국과 미국, 유럽, 온두라스 등에서도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접수한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는 호주에서 빠르게 임상 3상을 개시해 올해 4분기 중 현지 첫 투약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임상연구는 생후 6주~만 17세 건강한 영유아 및 어린이, 청소년 등 약 8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최대 4회 접종(기초접종 3회 및 추가접종 1회) 후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데 중점을 뒀다. 연내 호주에서 첫 투약을 시작해 오는 2027년 임상 3상을 완료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신청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GBP410은 폐렴 및 침습성 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 피막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접합해 만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이다. 단백접합 방식은 T세포 면역반응에 따른 면역원성을 높여 지금까지 개발된 폐렴구균 백신 중에서도 예방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글로벌에서 개발된 소아용 백신 중 가장 많은 21종류의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어 상용화되면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에 대해 20가 백신 대비 5~7%가량 넓은 예방 범위를 가질 것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고 있다.
임상 2상 결과는 작년 6월 확보했다. 임상 2상은 생후 12~15개월 소아 140명과 42~89일 영유아 712명을 대상으로 GBP410과 대조백신(프리베나13)을 기초접종(생후 2, 4, 6개월) 및 추가접종(생후 12~15개월)한 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결과는 후보물질 면역원성이 대조백신과 동등한 수준으로 나왔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또한 파상풍과 디프테리아, 백일해, 폴리오,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등 영유아 및 소아접종 권고 백신을 병용 투약하는 경우에도 대조백신 대비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용화에 대비해 지난 3월 경북 안동 소재 백신공장 ‘L하우스’의 증축 공사도 시작했다. L하우스 내 백신 생산동을 1층에서 3층 높이로 올려 약 4200㎡(약 1300평) 규모 신규 공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미국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인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도 빠르게 확보하기로 했다. L하우스는 국내 백신 제조 시설 최초로 EMA가 인증하는 EU-GMP를 획득한 바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연평균 8%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 기준으로는 2022년 10조 원에서 2028년 12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성공적인 임상 2상 결과를 확보한 만큼 임상 3상도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에서 개발된 블록버스터 백신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사노피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폐렴구균은 급성 중이염과 폐렴 및 균혈증, 수막염 등 침습성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 중 하나다. 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 감염은 영아 및 어린 소아와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증상은 크게 비침습성 감염(부비동염, 중이염, 폐렴 등)과 침습성 감염(수막염, 균혈증 등)으로 구분된다. 성인에서는 폐렴이 가장 흔하고 소아에서는 급성 중이염과 부비동염, 폐렴 및 패혈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고 한다. 감염 시 부위와 내성 등을 고려해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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