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화재 대참사] 일차전지 3만5000개 연쇄폭발… "불 꺼지기만 기다렸다"

박정일 2024. 6. 2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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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24일 발생한 화재로 근무자 67명 중 20여명이 사망하는 역대 최악의 화학공장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3만5000여개에 이르는 리튬 전지가 연쇄 반응을 일으키면서 폭발과 유독가스를 유출하면서 대피할 여유를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이 난 아리셀 공장 3동에서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 작업 등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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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진화방식으론 완진 어려워
2층 작업자 대다수 대피 못한 듯
주변지역으로 오염 확산 초비상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24일 발생한 화재로 근무자 67명 중 20여명이 사망하는 역대 최악의 화학공장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3만5000여개에 이르는 리튬 전지가 연쇄 반응을 일으키면서 폭발과 유독가스를 유출하면서 대피할 여유를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리튬 배터리 3만5000여개를 보관하고 있는 공장 3동 2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 배터리 가운데서 폭발하듯 연소가 시작돼 불이 번졌다고 한다. 불이 난 아리셀 공장 3동에서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 작업 등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층 노동자들은 불이 나자 즉시 대피했지만, 2층에 있던 직원들 다수는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배터리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회사 규모가 크지 않고 공장에 일용직·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안전 관리와 초기 대응에 실패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리튬 전지의 특성이 이번 사고에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배경으로 꼽힌다. 리튬 전지는 일반적인 진화 방식으로는 불을 완전히 끄기가 어렵고, 불길이 매우 거센 상태여서 진압작업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의 특성상 물이 닿으면 수소가 발생한다. 발생한 수소는 산소와 만나 불이 오히려 커지게 된다.

여기에 황산화물과 같은 유독가스까지 나오면서 소방관들의 현장 진입도 늦어졌고, 이 때문에 공장 안에 고립된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와 수색도 지연됐다.

배터리 화재는 소방수를 분사하는 일반적인 진화 방식으로는 쉽사리 꺼지지 않는다. 겉보기에는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내부에선 수백도의 열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불꽃이 일어날 수 있다. 통상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에 의해 발생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액 등으로 구성되는데, 분리막이 손상돼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하면 과열되면서 화재와 폭발이 일어난다.

이번 사고로 배터리 제조공장을 비롯한 화학공장에 대한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화학공장 사고는 화재나 폭발로 인해 발생한 독성물질이 주변으로 확산하는 2차 피해로 이어지며 피해 규모를 더 키울수 있어서다.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 사고의 경우 탱크로리 안에 든 유독성 화학물질인 불산 가스가 주변으로 퍼지면서 인근 주민 1500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고, 농작물 피해도 135㏊에 달했다. 2008년 3월 1일 경북 코오롱유화 김천공장의 탱크 폭발 사고는 근로자 2명의 목숨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유해 화학물질인 페놀이 대구·경북지역 상수도 취수원인 낙동강을 덮치는 2차 피해를 낳았다.

한편 이날 사고가 발생한 아리셀은 코스닥 상장사인 에스코넥의 자회사다. 아리셀은 리튬 일차전지를 제조·판매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주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에 쓰이는 스마트미터기 등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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