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폭염 속 `성지순례` 사망자 1300명 넘어, 약자부터 때린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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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최고기온 50도를 넘나드는 '살인 더위' 속에서 치러진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하지) 사망자가 1300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숨진 이들의 상당수가 돈이 없어 사우디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은 사람들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는 "숨진 이들의 약 83%가 사우디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은 땡볕 아래 제대로 된 휴식처나 회복 없이 먼 거리를 도보로 이동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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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최고기온 50도를 넘나드는 '살인 더위' 속에서 치러진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하지) 사망자가 1300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숨진 이들의 상당수가 돈이 없어 사우디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은 사람들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취약계층이 기후재앙의 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돼있다는 점이 이번 사태로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 통신에 따르면 파하드 알잘라젤 보건부 장관은 이날 국영 TV에 출연해 하지 기간 온열질환으로 숨진 이가 총 13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작년 사망자 200여명의 약 6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올해 성지순례의 사망자 관련 공식 집계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엿새간의 하지가 지난 19일 마무리된지 5일 만입니다.
알잘라젤 장관은 많은 사망자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탓에 신원 확인과 시신 처리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숨진 이들의 약 83%가 사우디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은 땡볕 아래 제대로 된 휴식처나 회복 없이 먼 거리를 도보로 이동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망자 중 다수는 노인 또는 만성 질환자였다"며 사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습니다.
하지는 무슬림이 일생에 반드시 한번은 행해야 할 5대 의무로 꼽히지만, 사우디 당국은 국가별 할당제를 통해 매년 참가 인원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공식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매년 관광비자로 사우디에 입국한 뒤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 순례를 시도하는 인원도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 온 순례자들은 공식 하지 여행사인 것처럼 가장한 브로커 등에게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빈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으로 노후를 대비해 모아둔 저축으로 죽기 전에 순례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순례 버스 이용 비용 등을 모두 냈다고 생각했지만 현장에 도착해서야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뜨거운 태양 아래 장시간 도보로 이동하다 쓰러졌다는 것입니다.
일부 순례자들은 에어컨이 설치된 공간에서도 열기로 숨이 막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는데, 미등록 순례자들의 경우 공식 순례객에 제공되는 냉방시설 등을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일부 순례객들은 눈에 띄게 아파 보이는데도 사우디 당국에서 도움을 주기를 거절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우디 당국에 적발되는 것을 두려워한 미등록 순례자들이 스스로 의료 서비스 요청을 거부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우디 순례를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온 지라르 알리(40)씨는 CNN에 "사람이 너무 많고 의료진이 부족했다"며 "그들은 최악 중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렸고, 그래야만 조치를 할 것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기절하는 일이 다반사였다"며 "이 사람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니 하지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출신의 아흐마드(44)씨는 "집에 오는 길에 숨진 순례객들을 많이 봤다"며 "거의 수백 미터마다 하얀 천으로 덮인 시신이 누워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길에서 의료진이나 구급차는 한 대도 보지 못했다"며 "지역 주민이나 단체에서 물을 배급할 때마다 순례자들이 즉시 몰려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성지순례 기간에는 대낮 온도가 52도까지 오르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피해가 더 컸습니다. 지난 17일에는 메카 대사원 마스지드 알하람의 기온이 섭씨 51.8도까지 치솟았지요.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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