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폴리시, 최고 정책전문가가 말한다] OPEN API, 이용자 중심으로 개선돼야
대학에서 경제학을 강의하고 있는 교육자로서의 로망 중의 하나는 경제 관련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서 이해하기 쉽도록 표, 그림 등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연구자로서의 로망 중 하나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여 연구의 최신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 다양한 기관의 웹사이트를 방문하거나 자료를 CD 등으로 구입하고, 이렇게 다양한 자료를 엑셀 등으로 자료를 내려받거나 재구성하는 작업을 했었다. 이런 과정은 새로운 자료를 업데이트 할 때 똑같은 작업을 다시 해야 한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자료가 많지 않으면 별 문제가 아니나, 거시경제전망 등과 같이 수백 개의 변수들을 사용하는 모형의 경우에는 자료를 얻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만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최근의 자료습득 과정은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편리해졌다. 이제는 많은 기관이 OPEN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의 형태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란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메시지 형식을 말한다. 각 기관이 제공하는 자료의 변수들은 특정한 사이트에 특정한 이름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이러한 변수들은 이름의 변경 없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즉, 일반인들도 마치 인터넷 검색어처럼 OPEN API를 제공하는 기관의 사이트 내에서 해당 변수를 불러내는 방법만 숙지하면 실시간으로 자료를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의 경우에는 공공데이터포털에서 이를 제공하는 사이트 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의 OPEN API 제공기관을 비교해 보면 이용자 관점에서 국내기관들이 개선할 점을 도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품목별 수출입 자료를 제공하는 UN Comtrade의 경우 무료 회원일 경우에는 일일 자료 추출량을 어느 정도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품목별 무역자료의 방대함으로 인해서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UN Comtrade는 개별국가로만 보면 224개국, 품목분류 코드인 HS 코드로만 보면 2자리의 경우는 97개 품목, 4자리의 경우는 1265개의 품목에 대한 수출입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즉, UN Comtrade의 경우 HS2 기준으로 어느 한 시점의 개별국가별 수출자료를 모두 추출하고자 하면 4,867,072의 값이 나온다.
따라서, 서버의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 일일 다운로드 건수를 제한하여 OPEN API를 제공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되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UN Comtrade가 이러한 제한조건을 부과하지만, 필자가 이 OPEN API를 큰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가 무엇인지를 알고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용자가 HS2의 일부 품목만을 추출하고 싶으면 그 자료만을 추출할 수 있도록 검색 조건 및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OPEN API 제공기관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예를 들어 관세청은 HS 품목 코드 2자리, 4자리, 6자리, 10자리 별로 제공하고 있다. 관세청도 UN Comtrade와 마찬가지로 일일 다운로드 건수를 제한하고 있는데, UN과는 다르게 HS2 코드를 이용하여 일부 품목을 추출하려고 할 때, HS2와 앞자리를 공유하는 HS4, HS6, HS10에 있는 하부 품목들까지 모두 추출이 되어 금방 일일 다운로드 제한에 걸리곤 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도 관세청과 유사하다. 서울시로 국한하더라도 자료는 시, 구, 동으로 세분되어 있고, 서울시 합계자료만 받으려 해도 구, 동까지 자료까지 추출이 되어 일일 제한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자료가 방대한 경우에는 '소계' 등의 항목 코드를 추가하는 등으로 이용자의 편리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국내 모든 API 제공기관에게 전하고 싶다. 이용자의 목소리를 들어 보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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