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관두고 공무원 되니 집안일 독박” 남편 토로에 와글와글
암에 걸렸다가 대기업 연구직을 그만 두고 공무원으로 이직한 한 남성이 집안일에 지쳐 토로한 사연이 알려졌다. 아내의 수입이 남편보다 많아 실질적 가장이 되면서 남편이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처지였는데, 네티즌의 의견은 갈렸다.
지난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공무원 돼서 망하고 집에서는 노비됐어’라는 제목의 사연글이 올라왔다. 남성인 글쓴이 A씨는 30대에 암 진단으로 수술을 받은 후 다니던 대기업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고 9급 공무원 경력직에 합격해 이직했다. 당시 아내는 울며 이직을 만류했지만 A씨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직 후 A씨의 월급은 280만원으로 줄었다. 아내는 남편의 수입 감소로 인해 가장의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아내의 수입은 남편보다 1.5배 많다고 한다.
부부는 맞벌이로 힘겹게 주택담보대출을 갚아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A씨 이직 전에는 지방에서 살았지만, 이직 후 서울로 이사를 와 아파트를 분양받았으며 대출금이 생기면서 아내는 많이 버거워하고 있다. A씨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전세로 내주고 경기도로 이사를 가자고 제안했지만 자녀 교육 문제로 무산됐다.
아내의 수입이 많다 보니 집안일도 대부분 A씨의 몫이었다. A씨는 평일과 주말에 집안일을 전담하고 있는데, 집에서 삼시 세끼 식사를 해결하려다 보니 모든 요리를 A씨가 하고 있다. 아내는 주기적으로 남편에게 추가 수입을 요구하고 있으나 공무원은 겸업이 금지라 그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A씨는 “주말에 아내는 누워서 쉬고 난 항상 노비처럼 일주일 먹을 찬거리와 국을 만드느라 주말이 끝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냥 지친다. 도망가고 싶다. 이렇게 몇년 살다 보니 자존감은 없고 매일이 지겹고 아내와 대화도 하기 싫다”며 “그나마 아내가 지독히 아끼고 절약해서 대출 갚으면서 살지만 그만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 사연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이래서 무리해서 대출받아 집 사는 거 반대다. 형편에 맞게 경기도로 이사가는 게 맞다” “그렇게 힘들면 둘이 대화해서 어떻게든 해결해라. 누군가는 양보해야 해결될 문제” 등의 조언이 나왔다. A씨를 향해 “남편도 엄연히 수입이 있는데 왜 집안일은 남자가 전담해야 하나” “저러다가 스트레스 받아서 암 재발하면 어떡하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을 뻔하다 살았는데 돈 좀 못 벌어도 상관없지 않나” “맞벌이면 주말에 아내도 좀 도와줄 수 있는 거 아닌가” 등의 공감을 표했다.
아내의 입장이 이해된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아내에게 미룬 거면 집안일 기꺼이 하는 게 맞다고 본다” “부부끼리 합의하지 않고 이직한 글쓴이가 이해되지 않는다” “공무원이면 널널하니까 집안일 좀 하면 안 되나” “주말에 반찬 좀 만든다고 노비 운운하는 건 멘탈이 너무 나약한 거다. 집안일 하며 프라이드 못 느끼나” “아내 잘 만났는데 자기 인생 자기가 꼰다” 등의 의견이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2년 기준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취업 현황’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는 1269만 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는 584만 6000가구(46.1%)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현재 기준으로 개편된 2015년 이후 최고치다. 연령별로는 40대·50대에서 각각 55.2%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30대 54.2%, 15세∼29세 50.1%로 뒤를 이었다. 15세∼59세 부부 절반 이상이 맞벌이를 하는 셈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저출산과 우리 사회 변화’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가사노동시간(2019년 기준)은 아내 3시간 7분, 남편 54분으로 조사됐다. 아내만 취업한 외벌이 가구의 경우에도 아내의 가사노동시간은 2시간 36분으로 남편(1시간 59분)보다 37분 더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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