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DC기술, IEC백서 선정…국제표준 선도할 기회 [왜냐면]

한겨레 2024. 6. 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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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탄소 중립에 동참하면서 에너지원의 무탄소화·저탄소화와 생활 속 전기화가 여러 분야에서 가속하고 있다.

전력 계통에서 에너지 전환을 통해 화석 연료 기반의 발전원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주요 에너지원이 변화하고 있으며, 데이터 센터와 전기차 충전 등 새로운 형태의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간전압직류 기술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하며,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 체계를 실현할 미래 에너지 핵심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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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장길수 |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전 세계가 탄소 중립에 동참하면서 에너지원의 무탄소화·저탄소화와 생활 속 전기화가 여러 분야에서 가속하고 있다. 전력 계통에서 에너지 전환을 통해 화석 연료 기반의 발전원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주요 에너지원이 변화하고 있으며, 데이터 센터와 전기차 충전 등 새로운 형태의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새로 등장한 설비는 주로 직류(DC)를 사용하고 있어, 기존 시스템 접속 때 교류(AC)-직류 변환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비효율성이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 근처에서 생산된 태양광, 연료전지, 배터리 등의 에너지원을, 직류가 필요한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교류-직류 변환장치를 없애거나 최소화하여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지금까지 고전압 직류를 사용하기 위한 초고압직류(HVDC)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했지만, 이제는 효율 향상을 위한 중전압 및 저전압 직류인 중간전압직류(MVDC), 저압직류(LVDC) 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간전압직류 기술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하며,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 체계를 실현할 미래 에너지 핵심 기술이다. 직류 부하, 전기차(EV), 재생에너지원 증가에 따라 중간전압직류 세계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2029년 약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외에서는 주로 미국, 중국, 유럽(영국, 독일)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정부 주도 사업을 통해 수십㎿ 단위의 부하 신규 공급과 신재생 에너지원 연계가 많은 배전 계통 실증, 섬과 내륙 계통 연계 목적으로 개발이 활발하다. 하지만 현재는 중간전압직류 시스템의 전압 레벨, 보호 및 접지방식, 통신 프로토콜 등 요소 기술의 국제 표준이 준비되지 않아 상용화 및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간전압직류 국제 표준화로 다양한 제조업체의 장비가 상호 운용하여 시스템 통합을 쉽게 하고, 시장 경쟁을 촉진해 비용 절감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표준화된 기술은 신뢰성을 높여 전력 계통의 안정적인 운영에 이바지하며, 글로벌 협력을 촉진하여 효율적인 전력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국제 표준을 선도한다는 것은 초기 시장 점유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우리나라가 제안한 중간전압직류 기술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백서 주제로 선정됐다. 전기 분야의 국제 표준화 기구인 국제전기기술위원회는 백서를 통해 미래 유망기술의 표준화 방향을 결정한다. 이번 선정으로 우리나라가 에너지 시장을 선도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주제가 채택된 것은 2020년 ‘양자정보기술’ 이후 두 번째이며, 우리 기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주제 제안국 중심으로 백서를 발간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주도의 표준화 전략을 수립하고, 궁극적으로 중간전압직류 국제 표준을 선도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그러나 중간전압직류 기술의 선도는 한전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산·학·연·관 공동 협력체계를 통한 기술 혁신 촉진, 다양한 시장 요구 반영, 정책 지원, 그리고 연구개발 자원 통합 등 다방면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산·학·연·관이 하나의 팀이 되어 협력한다면 이번 선정은 한국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에너지 리더로 자리매김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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