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與, 한동훈에 1인5역 원해…원희룡 급하게 준비, 나경원 뒤통수 맞아”
‘갈라파고스에 산다’ ‘공동묘지의 평화’ ‘시체의 밤’ 인용해 당의 상황 비판
“韓의 채상병 특검법 원칙적 수용? 예상 못해…국민 생각해 정공법 사용”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지난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호흡을 맞춘 김경율 회계사는 자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 후보들에 대해 다양한 평을 내놓았다. 한동훈 후보에 대해선 "당이 '시체의 밤'과 같은 상황에서 1인5역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원희룡 후보에 대해선 "조급하게 준비한 느낌이 있다", 나경원 후보에 대해선 "원 후보의 출마로 친윤(親윤석열)계 인사들에게 뒷통수를 맞은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김 회계사는 24일 시사저널TV 《김경율의 노빠꾸 정치》 첫 방송에 출연해, 본인이 친한(親한동훈)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확실히 하고 싶은 부분은 제가 한 후보 최측근이라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 부분은) 절대 아니고 그럴 능력도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한 글자마다 깊이 와 닿거나 어떤 문제의식에서 왔는지 떠올랐다. 공감 내지는 비판적 시각을 가지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회계사는 그간 한 후보에게 '이번에 출마하시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고언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답변도 한 후보의 기자회견에 포함돼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후보가 정치 복귀를 결심하게 된 이유로 회견문구 중 일부인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할 골든타임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마치 저희가 갈라파고스에 사는 사람 같다며 심판받는 사람이 맞나. 심지어 이긴 사람처럼 행동한다'를 거론하며 "마음이 아팠다"고 표현했다.
그는 "과격하게 해석하면 한 후보는 국민의힘의 현재 모습이 '그들만의 세상에 동떨어져 산다'고 본 것"이라며 "관련해 윤상현 후보도 우리 당을 '공동묘지의 평화' 같이 조용하다고 했다. 또 모 언론 기사에선 국민의힘을 '살아있는 시체의 밤'이라 묘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인용한 표현들은 의미가 비슷하다. 자당에서도 깊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당내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당이 한동훈 후보에게 1인5역을 요구하고 있다고도 토로했다. 그는 "야구로 비유해보면 국민의힘은 108석 가지고 있으면서 한동훈에게 감독직 뿐만 아니라 투수, 야수에 3·4·5번 클린업 타자까지 1인5역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보면 생각나는 구어는 '나가지 말자, 싸우지 말자, 이기지 말자'다. 한동훈이 싸워줄거고 이겨줄 거니, 한동훈을 제외한 저 김경율이나 너희는 나가거나 말도 하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실형 선고 때도 민주당에서 '이화영의 유죄는 이재명의 유죄'라며 겁내했다. 국회의원들도 판결문 입수를 요청하면 곧바로 3~4일 만에 받아서 58일 동안 공격할 수 있는데 오히려 민주당에서 (해당 이슈를 가지고) 난리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 본인들은 상대방이 비리비리한 상황에서도 야구 배트를 돌리는 등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계사는 한 후보의 '그럴 엄두조차 못내는 상황들이 반복된다'는 문구도 인용해 "지난 2년간 9번의 집권여당 리더가 바뀌었다"며 "정무적 결정에 대해 합리적 비판이나 수정 제안을 해야 할 때 엄두조차 못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도 두 차례 걸쳐서 '당정관계 수평적으로 쇄신하겠다'고 했다"며 "이 부분을 통해 상당히 국민의힘의 막힌 지점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원희룡·나경원 후보에 대해선 "두 분 다 식사도 해보고 좋아하고 분들"이라면서도 "원희룡 후보는 조금 급하게 준비하신 느낌이 있다. 한 후보와의 기자회견문 분량을 A4 용지로 출력해도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 후보의 출마 배경에는 용산(대통령실)과의 교감이 있지 않았겠는지 충분히 예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후보는 뒤통수 맞았다는 것이 느껴진다"며 "배신감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동훈 후보가 나머지 후보들과 결이 다른 '당정관계'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선 "원희룡 후보는 '원팀'과 '레드팀'을 언급했다"며 "약간 공격적으로 해석한다면 원희룡 후보 역시 '원팀을 주장해선 국민과 당원들의 마음을 끌어오기 힘들다'는 취지에서 보완적으로 '레드팀'을 말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근데 과연 레드팀이 작동할 것인가, 쉽지 않을 것이라 본다.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동훈 후보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원칙적 수용'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선 "저는 예상하지 못했다. 친한 기자들이 물어 보길래 '한 후보의 성격으로 미루어보면, 얘기는 하겠지만 생각만큼 파격적이진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채상병 특검을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도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당내 선거에서 우려되는 부분이고 예기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데, 한 후보는 역시 신경쓰지 않고 정공법을 택하지 않았나. 국민에 옳다 싶으면 정치인답지 않은 정공법 썼다. '한동훈' 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주변에 당연히 여러 사람들도 있지만 최종 결정은 본인 스스로 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김 회계사는 이번 당대표 경선의 성격에 대해 "'친윤-반윤'이 아니라 '반한-친한' 이렇게 가는 선거지 않나"라고 봤다. 이어 일각에서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결선투표로 한동훈 당선 저지' 시나리오에 대해선 "실현은 할 것이다. '제2연판장'도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여론이 반전되는 등 여건만 되면 언제든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 모 언론을 통해 오보를 여론화해서 조직적으로 반전시키려는 움직임도 언제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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