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서 쓰러진 19살 수첩엔‥"내년까지 4천 모아 군입대"
전북 전주시의 한 제지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만 19살 노동자 A씨가 생전 일과와 자신의 꿈을 적은 수첩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A씨 죽음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수첩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고교 졸업 직후였던 A씨는 6장 분량의 메모에 자기계발 계획과 공부한 흔적, 인생 목표 등을 빼곡히 적었습니다.
A씨는 인생계획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다른 언어 공부하기, 경제 공부하기, 편집 기술 배우기 등 8가지를 정했고, 오전 근무와 심야 근무 등 시간 단위로 할 일을 촘촘히 계획했습니다.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가 끝나면 운동을 한 뒤 어학과 경제공부, 독서 등을 하겠다면서 자유 시간은 30분만 잡아놨습니다.
A씨는 또 월급과 상여급을 계산해 매달 저축할 액수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놨고, 생활비나 교통비, 비상금·경조사비까지 계산했습니다.
내년까지 4,350만 원을 모은 뒤 공군에 입대해 1년 9개월 복무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조심히 예의, 안전 일하겠음' '파트에서 에이스 되겠음' 등의 업무 현장에서의 목표도 적혀 있었습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착실하게 현장 일을 열심히 하던 청년이 숨졌다"며 "철저히 조사해야 할 사측은 지난 주말 사고현장을 물청소하는 등 훼손하며 원인 규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지난 16일 오전 9시 20분쯤 전주시 덕진구의 한 제지공장 3층 설비실에서 혼자 기계 점검을 하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는 지난해 3개월간 이 공장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을 한 뒤, 학교를 졸업하고 정규직으로 채용돼 6개월째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지공장 관계자는 "사고 다음 날 고용노동부 등이 합동 조사를 했는데 사고 지점의 유해가스의 농도는 0%였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통상 2인 1조로 근무해야 할 현장에 A씨가 혼자 근무하고 있었던 점 등을 미뤄 안전 매뉴얼이 정확히 지켜졌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내일 오전 A씨의 죽음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진출처: 민주노총전북본부)
한수연 기자(soo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10878_364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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