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상반기 외화 부진 속 돋보인 '웡카'·'감정들' 흥행 비결

박상후 기자 2024. 6. 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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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와 같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독 탄탄한 팬덤을 갖춘 외화 시리즈들의 후속편 및 스핀오프가 대거 공개됐다. 지난 2월 '듄: 파트2(드니 빌뇌브 감독)'를 시작으로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애덤 윈가드 감독)' '쿵푸팬더4(마이크 미첼·스테파니 스티네 감독)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길 키넌 감독)'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웨스 볼 감독)'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조지 밀러 감독)'가 차례로 관객들을 찾았지만 기대 만큼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다.

'듄: 파트2'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 모두 관객 수가 200만 명 아래다. '쿵푸팬더4'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각각 177만1399명, 158만1441명으로 나름 선방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편 '쿵푸팬더3'(2016)의 398만4814명,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의 394만8792명에 턱없이 모자란 기록이다. '듄: 파트2' 또한 200만3054명을 누적했지만, 동시기 개봉해 오컬트 장르 최초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한 '파묘(장재현 감독)'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샀다.

외화 기대작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최초 쌍천만 '겨울왕국' 시리즈 제작진이 뭉쳐 완성한 '위시(크리스 벅·폰 비라선손 감독)'는 부자연스러운 노래 가사들의 구성, 애매한 캐릭터 구도 등이 맞물리며 140만4468명에 그쳤고, 제96회 아카데미시상식 2개 부문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패스트 라이브즈(셀린 송 감독)'와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네 번째 작품 '마담 웹(S.J. 클락슨 감독)'도 각각 12만5976명, 1만5454명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다수의 외화가 국내 극장에서 제대로 어깨를 펴지 못했지만 '웡카(폴 킹 감독)'와 '인사이드 아웃 2(켈시 만 감독)'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상반기 외화는 '웡카'가 열고 '인사이드 아웃 2'가 닫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프리퀄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 이야기를 다룬 '웡카'는 '시민덕희(김영주 감독)' '건국전쟁(김덕영 감독)' '소풍(김용균 감독)' 등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거나 근사치에 이른 국내 작품들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누적관객수 353만856명을 기록했다.

'인사이드 아웃 2'의 활약은 훨씬 대단하다.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는 개봉 2주 차 주말에 147만7729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가 벌써 411만4456명이다. 이는 올해 개봉 외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전편 '인사이드 아웃'(2015)의 496만9735명은 물론, 픽사 애니메이션 가운데 최고 흥행작인 '엘리멘탈'(2023)의 724만510명까지 뛰어넘을 것이란 반응이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다.

'웡카'와 '인사이드 아웃 2'의 흥행에는 '어른이 공략'이 한 몫 했다. 학생들만 즐길 수 있는 유치한 스토리가 아닌 진부하지 않은 주제와 교훈 등이 담긴 두 작품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관련 콘텐트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소비층까지 사로잡았다. 연령별 예매 분포만 봐도 알 수 있다. CGV에 따르면 '웡카'는 20대가 32.1%로 가장 높았고 30대와 40대가 각각 25.1%, 24.4%를 나타냈다. '인사이드 아웃 2'도 별반 다르지 않다. 28.9%로 20대가 1위, 40대 28.1%, 30대 27.7% 순이다.

또한 두 작품 흥행 관련 영화계 관계자는 JTBC엔터뉴스에 "일부 외화는 완성도와 별개로 특수관 위주의 홍보 마케팅과 2시간 넘는 러닝타임으로 폭넓은 관객몰이보다 특정 팬덤에 집중됐다. 반면 '웡카'와 '인사이드 아웃 2'는 각각 스핀오프와 후속작임에도 불구하고 전작을 보지 않아도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와 짧은 러닝타임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허들을 낮췄다. 특히 '인사이드 아웃 2'는 전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장기 흥행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전했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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