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부지공사, 2차 입찰도 유찰
가덕도 신공항 부지 건설 공사 입찰이 또 한 번 유찰됐다. 조달청과 국토교통부는 24일 가덕도 신공항 부지 건설 공사의 2차 입찰이 최소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유찰됐다고 밝혔다. 2개 이상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가해야 하는데, 접수 마감일인 이날까지 1곳만 등록했기 때문이다.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해 가덕도 신공항 관련 총사업비의 78%(10조5300억원)를 차지하는 대규모 공사가 입찰자를 찾지 못해 두 번이나 유찰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마감된 2차 입찰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현대건설은 대우건설 등과 팀을 이뤘다. 1차 입찰에선 현대건설 컨소시엄도 등록하지 않아 입찰자가 아무도 없었는데, 2차에는 한 군데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단독 입찰이기 때문에 결국 유찰됐다.
앞으로 국토부는 동일한 조건으로 입찰을 재공고하거나, 조건을 바꿔 신규 공고를 할 수 있다. 또는 공사 진행을 원하는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유찰이 두 번 이뤄지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셋 중 어떤 선택을 해도 부담이 크다. 이미 두 번의 입찰 실패가 보여주듯 같은 조건으로 진행하면 계속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안 그래도 빡빡한 공사 기간이 더 줄어들 수 있다. 그렇다고 조건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건설업체들은 설계비 등 공사비 증액, 3사 이상 공동 도급 허용, 공사 기간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기본 계획까지 고시한 국토부 입장에선 들어주기 쉽지 않은 요구다. 조건을 바꿨다가 애초 정부 계획에 오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수의계약도 만만찮다. 수의계약은 업체 간 경쟁 없이 한 곳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특혜 논란에 시달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공사 기간 등을 현실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애초 가덕도 신공항은 2035년 6월 개항으로 추진됐지만 2030 부산 세계 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앞두고 2029년 12월로 5년이나 앞당겨졌다. 바다와 육지에 걸쳐 공항을 짓는 고난도 공사 대부분을 5년 만에 끝내는 일정은 무리라는 것이다. 사업비가 가덕도 신공항의 20분의 1에 불과한 울릉공항을 짓는 데도 5년이 걸렸는데, 같은 기간 가덕도 신공항 공사를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많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 가지 안 중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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