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휴진 `잠시 멈춤`… 전공의 복귀는 불투명

강민성 2024. 6. 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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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올특위, 첫 회의 열고 논의
의협 "29일 회의 후 투쟁 결정"
2025년 의대정원 입장차 여전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공백 사태가 다섯 달째로 접어든 가운데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접으면서 파국의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의정 양측이 물밑대화를 통해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이번 사태의 핵심인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해 단기간에 수습이 되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대 교수와 전공의, 시도의사회 대표 등 3인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의 첫 회의를 22일 열었다. 가장 먼저 '무기한 휴진' 카드를 꺼낸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휴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의협도 임현택 회장의 단독 결정이라는 논란이 벌어진 '27일 무기한 휴진'을 사실상 접었다. 의협은 '전면적인' 무기한 휴진은 하지 않고, 범의료계 위원회에서 향후 계획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앞서 모든 지역의 의사들이 참여하는 전면 휴진을 선언했으나 그런 형태로는 하지 않고, 향후 투쟁을 위한 전열을 가다듬는 차원"이라며 "이후의 투쟁은 29일 올특위 2차 회의의 결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병원들은 휴진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서울대병원에 이어 의협까지 사실상 한발 물러남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 세브란스병원은 오는 27일, 서울아산병원은 다음 달 4일 각각 휴진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의대 교수들과 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의대 교수들은 오는 25일 휴진을 논의하는 총회를 연다. 의협이 휴진을 주도한 개원의들도 실제 휴진율은 낮았던 만큼 추가 휴진의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의협이 이달 18일 집단 휴진을 강행했을 때 정부가 집계한 결과 휴진율은 14.9%에 그쳤다. 이는 2020년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협이 벌인 집단 휴진의 첫날 휴진율(8월 14일 3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한 점도 양측에 부담을 주고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법원 결정 등으로 최종 확정됐지만 의정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안 보이면서 환자와 시민사회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한유총) 등 환자단체들은 다음 달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환자와 보호자 1000명이 참여하는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환자와 시민사회는 의협이 주도한 집단휴진 당시 진료를 중단한 병의원에 대한 '불매운동'도 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환자를 외면하고 파업(휴진)에 동참한 병의원 명단 공개와 이용 거부 불매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의협과 세브란스병원이 집단휴진을 예고한 27일 지부장-전임 간부 연석회의를 열고 투쟁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달 말까지 진료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그간 '물밑대화'를 해온 의정 간 대화가 조만간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커졌다. 조만간 의정 간 대화체가 꾸려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문제의 핵심인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안 보이는 점은 변수다.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이달 21일 현재 전체 수련병원 211곳에서는 전공의 1만3756명 중 1046명(7.6%)만 근무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러 차례 올특위 불참 의사를 밝혔고, 첫 회의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의료계에서도 이 상황을 끝내지 못하면 애매해질 수 있는데, 전공의들이 얼마나 돌아올지가 중요한 포인트"라며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정부 정책 '백지화'는 해줄 수 없겠지만, 의료계든 정부든 전공의 복귀를 이끌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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