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리튬 전지 공장 화재 현장서 시신 20여구 발견돼(종합2보)

강영훈 2024. 6. 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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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두절 21명 중 일부로 추정…사망자 더 늘어날 가능성 있어
건물 내 리튬 배터리 최소 3만5천개 보관…정부, '중대본' 가동
화재현장 [독자 제공]

(화성=연합뉴스) 최해민 강영훈 권준우 김솔 기자 = 경기 화성시에 소재한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24일 불이 나 2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발생 후 인원 파악을 한 결과 23명의 근로자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나타나 다수의 인명피해가 우려됐는데, 우려가 현실이 돼 버린 것이다.

소방당국이 구조대를 내부로 진입시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는 대부분 최초 발화 지점인 건물 2층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20여 명 달해…피해 더 늘어날 수도

이날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의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2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50대 근로자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끝내 숨지고, 2명이 중상, 5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연락두절 상태였던 21명이 대부분 소사체로 나오면서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실종자는 한때 23명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 일부 중복 인원이 확인돼 21명으로 정정됐다.

소방당국은 오후 5시 기준 최초 사망자 1명에 추가로 발견한 시신 15구까지 총 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수습 중인 시신까지 모두 합치면 사망자는 이미 20명을 넘어선 상태이다.

중상자 2명 중 1명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은 모두 최초 발화 지점인 2층에서 곳곳에 흩어진 상태로 발견됐다.

불이 난 공장 2층에는 출입 계단이 2개가 있지만, 사망자들이 미처 계단을 이용한 대피를 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방당국 관계자는 설명했다.

숨진 채 발견된 이들의 국적이나 나이 등 신원은 최초 사망자 1명 외에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실종 상태였던 21명이 대부분 외국 국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외국인이 내국인 사망자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터리 셀 1개에서 폭발적 연소…"진화에 어려움 겪어"

화재 신고 직후 소방당국은 유해화학물질인 리튬 취급 공장에서 불이 난 데다가 인명 피해 및 연소 확대 우려가 있어 화재 발생 9분 만인 오전 10시 40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이어 오전 10시 54분 비상 발령을 대응 2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로 확대했다.

아울러 소방관 등 인원 159명과 펌프차 등 장비 63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리튬 배터리 화재의 경우 일반적인 진화 방식으로는 불을 완전히 끄기가 어렵고, 화재 초기 불길이 매우 거세 진압 작전에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과 같은 알칼리 금속 등 가연성 금속이 원인인 금속 화재는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섭씨 1천도 이상 고온을 보여 위험하고, 폭발 가능성이 있어 진화가 어렵다.

소방당국은 마른 모래와 팽창 질석 등을 활용해 진화하는 방식을 검토했으나, 배터리에 포함된 리튬이 소량인 것으로 확인돼 물을 활용한 진압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선착대 도착 당시 내부에 있던 배터리 셀이 연속 폭발하며 급격히 불이 번져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 10분 큰 불길을 잡은 뒤 구조대를 투입해 내부 수색을 시작,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아울러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는 현장 관계자 진술을 확보해 화재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아리셀은 어떤 회사인가

아리셀은 코스닥 상장사인 에스코넥의 자회사로, 2020년 5월에 출범했다. 상시 근로자 수는 50여 명으로 알려졌다.

아리셀 전곡리 공장은 총 11개동에 연면적 5천530㎡ 규모로, 전곡해양산업단지 북동쪽 부지 내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형태이다.

11개 동 가운데 2, 4, 5, 6, 7동 건물은 2017년 10월에 건축됐고, 이날 불이 난 3동을 포함해 1, 8, 9, 10동은 2018년 4월에 건립됐다.

3동에서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 작업 등이 이뤄지며,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 5천여개가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당시 근무자는 총 102명으로, 3동에서는 67명이 일하고 있었다. 1층에 15명, 2층에 52명이 있었는데, 2층의 근로자 다수가 화재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자에는 정규직과 당일 일용 근로직이 섞여 있어 화재 초기 정확한 작업 인원이 확인되지 않아 실종자 규모 등 파악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인명 수색 및 구조에 총력"…정부, 중대본 가동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화재 직후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 수색 및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범정부적 대응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가동,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신속한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지자체는 긴밀히 협조해 피해확산 방지에 주력해달라"며 "소방 등 가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 진압과 생존자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구조대원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고용노동부는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중산본)을 구성하고, 구체적인 사고 현황과 규모, 원인 등 파악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30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했고, 수원지검 역시 안병수 2차장 검사를 팀장으로 공공수사부와 형사3부 7개 검사실로 수사팀을 꾸렸다.

경기도는 화성시와 합동으로 현장지휘본부를 설치해 소방, 경찰, 의료,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 간 종합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부상자 치료를 위해 병원에 이송된 부상자들의 치료 지원과 사망자에 대한 장례비 지원 등을 하기로 했다.

화성 일차전지 제조 공장서 치솟는 연기 (화성=연합뉴스) 24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사진은 연기가 치솟는 공장 건물. 2024.6.24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top@yna.co.kr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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