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증 작성→고깃집 알바까지" 마이크로닷, '부모 빚투' 정면 돌파 (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유수연 기자] 래퍼 마이크로닷이 부모 빚투 논란 6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변제를 위한 진심을 전했다.
24일, 서울 예술나무씨어터에서는 마이크로닷이 프로듀싱에 참여한 새 앨범 ‘DARKSIDE(다크사이드)’ 발매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올 초 싱글앨범 ‘렛츠 드라이브’(Let’s Drive) 발표 이후 5개월 만에 돌아온 마이크로닷은 ‘부모 빚투’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 한 후 6년 만에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무대에 등장한 마이크로닷은 "다시 이렇게 기자님들과 여러분들 앞에 인사하게 되었다. 사건 이후에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반성과 노력의 시간을 가졌다. 먼저 저희 부모님과 저로 인해 피해 입고 상처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에게는 피해자 한분 한분을 먼저 만나 그분들께 사과드리는 게 먼저였다. 그러다 보니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저의 첫 대응에 대해서도 많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참 어리석었던 행동이었다. 다시 생각해 봐도 어리숙했다"라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또한 그는 "인생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많은 부분을 깨닫고 성장하는 시간이었다. 삶에 대한 소중함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라며 눈물을 잠시 참기도 했다. 이어 "그 시간이 지금뿐만 아니라 미래에서도, 제 앨범과 작업에 대한 밑거름이 되었다. 또 제 새 앨범도 열심히 준비해 왔으니, 응원해 주시는 마음으로 들어봐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행사 내내 주목을 받은 것은 부모님의 '빚투 사건'이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지난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충북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면서 14명에게 약 3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1998년 5월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를 받아 2019년 4월 귀국, 재판에 넘겨졌다.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때 마이크로닷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지만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증언이 등장하자 사실을 인정하고 출연중이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했다. 이후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받아 복역을 마친 후 뉴질랜드로 돌아갔다.
피해자와의 협의 진행 상황을 묻자, "사실 제가 오늘 종이를 들고 왔다. 틀리면 안 되니까"라며 미리 준비해 온 종이를 읽어 내려갔다. 그는 "사건이 터지고 나서 파악된 총 13명 중 1심 재판을 통해 10명의 피해자가 확인되었다.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분들 중 6명에게 2억 1천만 원을 변제하고 합의했다. 2심 재판 중에서는 나머지 한 분과 합의가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재판이 끝나고, 부모님이 형이 끝난 이후에도 피해자분들과 연락을 드리고 지내왔다. 그러던 중 저는 대표님을 만났고, 2023년에는 남은 두 분과 합의했다. 나머지 한 분과는 만나 뵈었지만, 합의는 하지 못했다. 지금도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남은 피해자 한 분이) 제가 오늘 간담회를 하시는 건 모르고 계시다. 사실 이걸 하면서, 저를 보시면서 불편하실 수 있다는 걸 저도 알고 있다. 양해를 구하는 것도 구하는 거지만, 저는 이거를 통해 사과를 꼭 드리고 싶고, 이후에도 기회가 된다면, 그분께 다가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겨야 한다"라고 전했다.
특히 마이크로닷은 "중요한 건 (피해자 분께) 돈을 드려야 한다. (지금은 돈이) 없다.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이런 기회를 통해 돈을 벌고 일을 할 수 있어야 다가갈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며 "피해자분을 만나 뵀었지만, 일을 해야지만 다시 제가 다가갈 수 있다. 다만 제가 2025년도 까지 계약서, 차용증을 적었다. 연대보증을 드리고, 대표님이 보증을 서주셨다. 그분께도 다시 금액을 드려야 하므로, 현재 상황에서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확한 변제 금액은 여기서 말씀을 못 드리는 점, 사과드린다. 그분의 입장도 있으니, 말하는 건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마이크로닷은 "처음에는 아무한테도 연락을 못 드렸다. 죄송하고, 민폐일 거 같았다. 멘붕이었다. 제가 몰랐던 사실이 있었고, 피해자가 여러분이기도 했고, 누구를 먼저 만나야 할지도 몰랐다. 차차 실형 선고도 되고, 연락도 드리고,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또 다양한 봉사를 했다. 유기견 봉사도 했고, 남아공 봉사도 했고, 그러면서 대표님을 만났고, 함께 하는 의미가 마음에 새겨지고, 현재는 고깃집에서 알바하고 있다"라며 변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사실 여러분들과 대중분들이 차가운 시선을 주시고 계시지만, 원래 저의 마음은 처음부터 피해자분께 사과가 먼저라 생각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중분들께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싶었다. 그때도, 지금도 그렇다"라며 "오랫동안 이런 공식 사과를 드릴 수 있는 자리가 있을 수 있을까, 고민밖에 못 했다. 고민도 사치였었다.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고 싶다. 죄송하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 나가겠다. 약속한 부분도 꼭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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