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워커힐 미술관, 노소영 관장이 승계한 것 아냐”…최태원 여동생 ‘정면 반박’

최기원 우란문화재단 이사장
“어머니가 그 누구에게도
미술관 물려준다 한적 없어”
노소영 관장 승계 주장 반박

최기원 우란문화재단 이사장

최기원 우란문화재단 이사장이 모친 고(故) 박계희 여사가 설립한 워커힐미술관은 사실상 우란문화재단이 승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으로, SK(주) 2대주주(6.58%)다. 반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은 워커힐미술관을 계승해 SK 성장에 기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4일 최 이사장은 매일경제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어머니가 생전 그 누구에게도 미술관을 물려준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2014년 어머니 뜻을 기리기 위해 우란문화재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란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인재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자유로운 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만들고자 했던 박계희 여사의 뜻을 이어받아 2014년 설립됐다. 이 재단은 옛 워커힐미술관 소장품들을 관리하고 있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재단 건물은 전시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란(友蘭)은 박계희 여사의 호다.

이같은 최 이사장의 주장은 “아트센터 나비는 박계희 여사가 설립해 운영했던 워커힐미술관을 승계해 SK그룹 기업문화 발전에 기여해 왔다”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과 노 관장 이혼소송 2심 재판부는 노 관장이 최 회장이 상속받은 예술품의 유지·관리에 기여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박계희 여사는 1984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 워커힐미술관을 설립했다. 1992년엔 1종 미술관으로 등록됐다. 1997년 박 여사 작고 후 장남 최태원 회장이 예술품을 상속받아 미술관 대표직을 이어받았다. 이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미 미술관으로 등록된 워커힐미술관을 활용해 디지털 미술관을 운영하자는 취지와 함께 1999년에 대표를 노소영 관장으로 변경했다. 2001년엔 아트센터 나비로 명칭이 변경됐다.

미술계 관계자는 “아트센터 나비는 행정 편의상 미술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워커힐미술관 명의를 활용했을 뿐 워커힐미술관을 승계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워커힐미술관과 아트센터 나비는 소장 예술품 뿐만 아니라 설립 취지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미술계에 따르면 과거 워커힐미술관 소장품들은 2014년 우란문화재단이 설립되면서 체계적 관리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막대한 재산분할이 걸려 있어 양측이 워커힐미술관을 승계했다고 주장해야 유리한 것은 알겠지만, 선대의 정신이 깃든 미술관이 이혼 소송전략에 활용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