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연애’, ‘고래와 나’PD와 ‘꼬꼬무’CP가 연애 리얼리티를 만든 까닭[스경X현장]
지난 2021년 ENA와 SBS Plus에서 방송 중인 ‘나는 SOLO’ 4기에는 범상치 않은 기운의 ‘정숙’이 출연했다. 이윽고 그의 정체가 무속인으로 밝혀지고 온라인은 화제로 들끓었다. 흔히 ‘무당’으로 불리는 무속인, 속세와 인연을 맺지 않고 살 것 같은 이미지의 인물은 모두의 호기심과 함께 질시에도 시달렸다.
그로부터 약 3년 후 SBS는 자체 제악 예능 ‘신들린 연애’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 무속인, 점술인들의 연애 리얼리티를 기획했다. 등장인물은 총 8명, 타로점을 보는 타로이스트가 둘, 사주를 보는 역술가가 셋, 무당이 셋이었다.
심지어 이 프로그램은 SBS 시사교양국의 PD들이 만들었다. 기획을 맡은 김재원CP는 현재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기획을 맡고 있고, 파리올림픽 이후 돌아오는 ‘세상에 이런 일이’의 리뉴얼 작업을 맡았다. 연출을 맡은 이은솔PD는 지난해 제작된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 ‘고래와 나’의 공동연출을 맡았다.
보통 TV채널에 있어 예능과 드라마는 재미에 방점이, 교양의 경우는 의미에 방점이 찍힌다. 하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제작진은 ‘신들린 연애’ 첫 회를 보고 “예상했던 시청률에 비해 조금 적게 나와 아쉬움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고 1.6%(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기준)의 시청률을 올렸던 첫 회에 대해 “2회부터는 조금 더 수치를 올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BS 시사교양국은 과거부터 교양, 예능에 딱히 선을 두지 않는 자유로운 연출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연출진이 ‘궁금한 이야기 Y’와 ‘TV 동물농장’을 번갈아 연출하는 모습에서부터 감지됐는데, SBS는 시사교양국에서 스토리텔링쇼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와 출입이 통제된 곳을 연예인들이 탐방하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를 편성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아예 예능적 성격이 강하다. 현재 연애 리얼리티는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대표적인 예능 콘텐츠로 불리고 있고, 팬덤도 강해졌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이 난립하면서, 다소간의 피로감도 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 이런 타이밍에서 시사교양국이 연애 리얼리티를 만들었다. 제작진은 “사람에 대한 탐구”를 앞세웠다. 기획을 맡은 김재원CP는 “금기를 연출한다는 문제보다는 인간으로서 딜레마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른바 운명론자인 이들 점술가가 점사를 통해 나온 결과와 실제 마음이 느끼는 부분이 달랐을 때 그 딜레마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지켜보겠다는 이야기다. 그런 이유로 이 프로그램에는 다른 연애 리얼리티와 다르게 아무런 정보없이 생년월일과 육십갑자로 만드는 ‘일주 동물’만을 제시해 이들이 미리 운명을 점칠 수 있게 해준다.
이들은 만나자마자 서로의 성씨나 본관을 묻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데이터를 쌓는다. 이들의 결정에는 스스로의 마음도 마음이지만, 자신이 믿는 것의 점사(점괘의 결과) 역시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냥 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운명에 진심인 이들이 만드는 독특한 결과물이 바로 ‘신들린 연애’다.
제작진은 일단 다른 연애 프로그램과 그 시작부터 다른 지점을 이야기했지만 드러난 1회의 전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음 만난 이들은 서로의 정보 없이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첫인상 선택을 하며, 저녁에는 비밀의 공간에서 매일 선택을 한다. 2회부터는 본격적인 개인 데이트 시간을 갖는다.
‘신들린 연애’는 인간 탐구라는 본래의 목적과 ‘발칙한 기획’이라는 내외부의 평가를 동시에 안고 있는 논쟁적인 프로그램이다. 과연 제작진의 의도에 맞게 그 연출과 구성이 흘러갈지, 지켜볼 이유는 충분하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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