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파업권 확보…'6년 무분규' 기록 깨지나

24일 조합원 투표서 93% 이상 파업 찬성
중노위도 조정 중지…합법적 파업권 확보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현대차 노조가 24일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으로 결론이 났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권을 쥐게 되면서, 6년 만에 노사의 무분규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현대차 노조가 매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과정에서 '파업 여부'를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카드로 활용해 온 만큼 실제 쟁의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이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조합원 대상 쟁의(파업) 행위 찬반투표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다. 전체 조합원 4만3160명 중 96.06%(4만1461명)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투표 참여 인원 중 93.65%(3만8829명)가 찬성했다.

현대차 노조는 앞서 지난 13일 열린 임단협 8차 교섭에서 회사 측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수순을 밟았다. 지난 20일에는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이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 측이 올해 처음으로 전달한 제시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차 측은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경영 성과급 350%+1450만원 지급 등이 담긴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이 제시안에는 글로벌 누적 판매 1억대 달성 기념 '품질 향상 격려금' 100%와 주식 20주 지급 등도 포함됐다.

반면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과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계한 정년 연장 등도 주요 요구안이다.

현대차 노사의 입장차가 커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7월부터 특근 거부에 나서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특근 거부 이후에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 입장에서 파업은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최후의 카드라 신중하게 파업에 나설 것"이라며 "당장 파업을 감행하기보단 특근 거부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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