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몰래 차 운전하다 쾅 … 대법 "차주도 공동 책임"

다른 사람이 허락 없이 차를 몰다 사고를 냈을 때도 차 주인이 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보험사가 차량 소유주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게임 동호회에서 만난 B씨와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B씨의 집에서 잠들었다. 자동차는 B씨의 집 주변에 세워뒀다. B씨는 A씨가 잠든 틈을 타 차량 열쇠를 몰래 가지고 나와 운전을 하다 사람을 치는 사고를 내고 말았다. 보험사는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1억4000만원을 지급하고, 피해자를 대위해 차 주인 A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A씨는 차량을 운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1심은 차주와 운전자가 공동으로 배상금을 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A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판례는 제3자가 무단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냈더라도 주인이 자동차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완전히 상실한 것이 아니라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본다. 대법원은 판례에 따라 A씨도 공동 책임을 진다고 판단했다.

[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