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번 꿰맨 양말, 인분에 각종 기생충…北 오물풍선 뜯어보니 경제·위생 열악

신규진 기자 2024. 6. 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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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다량 살포한 오물풍선에 실린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오물에 포함된 토양 등에서 기생충들이 다수 검출됐다.

다만 통일부는 오물풍선에 담긴 토양은 소량인 데다 우리 군에서 수거·관리해 토지 오염이나 감염병 우려 등 위해요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24일 통일부는 북한이 날린 70여개 오물풍선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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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 사이 수집된 북한의 오물풍선 약 70여 개 분량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통일부 제공)
북한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다량 살포한 오물풍선에 실린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오물에 포함된 토양 등에서 기생충들이 다수 검출됐다. 이 토양에선 사람 유전자도 나왔는데 이는 이 기생충들이 인분에서 나온 것임을 시사한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다만 통일부는 오물풍선에 담긴 토양은 소량인 데다 우리 군에서 수거·관리해 토지 오염이나 감염병 우려 등 위해요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 사이 수집된 북한의 오물풍선 약 70여 개 분량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통일부 제공)
24일 통일부는 북한이 날린 70여개 오물풍선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번에 검출된 기생충들은 회충, 편충, 분선충 등 토양 매개성 기생충이다. 이 기생충은 보통 화학비료 대신 인분 비료를 사용하는 환경이나 생활환경이 비위생적일 때 발생하는 만큼 보건 관경 후진국에서 많이 식별된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수집한 북한발 오물풍선 약 70여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통일부 제공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 사이 수집된 북한의 오물풍선 약 70여 개 분량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통일부 제공)
오물풍선에는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을 보여주는 쓰레기들도 다수 발견됐다. 북한은 생활실태 노출을 감추기 위해 폐종이, 비닐, 자투리 천 등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만든, 이른바 ‘살포용 쓰레기’를 급조했지만 구멍 난 양말을 여러 번 꿰맨 흔적이나 구멍 뚫린 유아용 바지, 옷감을 덧대 만든 장갑과 마스크 등 열악한 경제 사정을 보여주는 물건들이 다수 발견된 것.

오물 속에선 김정일 김정은 등 김씨 일가를 우상화하는 문건이 훼손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위대한 령도자 김일성 대원수님 교시’,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가 적힌 종잇조각이 나온 것. 북한 형법상 수령 교시가 담긴 문건을 훼손하는 행위는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죄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물 살포에 일반 주민들도 동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긴급하게 행정력을 동원하니 오물에서 북한 주민들의 반감 및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 사이 수집된 북한의 오물풍선 약 70여 개 분량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통일부 제공)
오물에선 과거 국내 업체가 북한에 지원한 넥타이, 청재킷 등 의류를 가위나 칼로 자른 듯한 천조각도 발견됐다. 또 ‘스키니진’처럼 북한 당국이 반사회주의 금지 물품으로 규정하고 있는 품목도 훼손된 채 담겼다.

정부는 북한이 또 오물풍선 테러를 준비 중인 동향을 포착함에 따라 북한 수뇌부가 민감해할 수 있는 오물풍선의 내용물을 분석해 이날 전격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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