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여파 푸드플레이션 상시화···대기업의 농업참여 유도를 [사설]

2024. 6. 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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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사과와 배·포도 등 온대과일의 재배면적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사과는 35.4%, 포도는 34.3%, 배는 12.7% 각각 재배면적이 쪼그라들었다.

밀은 주요 산지인 브라질의 홍수로 수확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올리브유는 스페인의 가뭄으로 나무가 말라 가격이 급등했다.

이미 배 한 개 소매가격이 6000원을 넘어섰는데, 가을 수확기까지 전년 동기보다 87.1% 공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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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사과와 배·포도 등 온대과일의 재배면적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사과는 35.4%, 포도는 34.3%, 배는 12.7% 각각 재배면적이 쪼그라들었다. 기온 상승으로 온대과일에 적합한 산지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 부담 등 농촌은 구조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근본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부 대응이 절실한 이유다. 이제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영농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

먹거리에서 촉발된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푸드플레이션'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유럽·중동의 지정학적 우려로 농산물 가격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밀은 주요 산지인 브라질의 홍수로 수확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올리브유는 스페인의 가뭄으로 나무가 말라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온난화 속도가 전 세계 평균보다 3배 빨라 10년마다 0.2도씩 기온이 올랐다. 이미 배 한 개 소매가격이 6000원을 넘어섰는데, 가을 수확기까지 전년 동기보다 87.1% 공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 제사상에 오르는 과일값이 또 한 차례 요동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긴급히 수입 과일을 4만t 이상 들여온다고 하지만, 이런 단기 처방만으로는 농산물값 변동에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다.

이제라도 기후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농산물 대책이 필요하다. 아열대기후에 강한 종자를 개발하고, 해마다 수급 예측 능력을 키워 가격 변동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이미 농촌은 초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재배와 수확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들의 최저임금을 차등화해 생산단가를 낮추는 노력도 절실하다. 영농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기업의 스마트팜 참여를 유도하는 정책 지원도 서둘러야 한다. 기후변화와 식량안보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농업이 미래의 유망 산업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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