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일본인, 먹는 것보다 `여기`에 꽂혔다

미국·일본·중국 관광객 비중 커
서울 방문 절반 이상…중국인 제주도 방문율 높아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관람하는 관광객.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결제기술기업 비자(Visa)는 국내 카드 데이터 분석 결과, 한국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소비한 외국인의 국적은 미국, 일본, 중국 순으로 이들은 주로 식음료와 쇼핑을 위해 지출했으나 일본의 경우 의료서비스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데이터는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의 국내 카드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가맹점에서 발생한 해외 발행 개인 비자 카드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 방한객 가운데 가장 큰 소비를 한 7개 국가 및 지역은 미국,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태국, 홍콩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 및 일본, 중국 방문객의 결제 총액이 전체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상위 7개국 방한객들의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보면 식음료와 쇼핑 위주의 소비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별로는 레스토랑 및 면세점을 포함한 소매점에서의 결제 비중이 약 15%, 병원 및 백화점은 각각 10~15%, 숙박·의류잡화점 및 할인점이 5~10%를 차지했다. 이 밖에 교통 업종은 약 1~5%의 낮은 수준을 보였다. 비자 측은 국내 대중교통의 경우 해외에서 발급된 신용카드로 대부분 이용하기 어려운 영향이 미쳤다고 분석했다.

국가 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금액을 소비한 것으로 집계된 미국 방한객들은 레스토랑(21%)과 식료품점(5%) 등 음식 관련 업종에서의 결제 금액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택시 등 교통 이용 비중도 4% 대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높았다.

아시아권 국가 및 지역들은 대체적으로 쇼핑 영역에서 결제했다. 일본 방한객의 경우 병원 등 의료서비스(17%) 분야에 특히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고, 소매점(15%)에서의 결제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식당(11%)과 백화점(8%)에서의 소비는 평균을 밑돌았다. 중국 본토 방한객들도 소매점(21%)과 백화점(15%), 의류잡화점(11%)에서의 소비 비중이 높았다. 대만, 태국, 홍콩도 이 같은 쇼핑 위주의 소비 패턴을 보였다. 다만, 싱가포르만 유일하게 숙박 관련 소비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을 방문한 이들 중 과반수 이상은 서울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7개 국가 관광객들의 숙박 관련 업종 결제 건수를 분석한 결과 서울이 약 55%로 가장 인기있는 방문지로 나타났다. 이어 인천(10%)과 부산(9%), 제주(7%), 평창(2%)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 본토 관광객들은 서울 다음으로 제주도(19%)를 많이 방문했으며, 대만 관광객들은 부산-타이베이 노선의 영향으로 부산(16%)을 상대적으로 더 찾았다.

컨택리스를 이용한 결제 패턴도 눈에 띈다. 주요 7개 국가 방한객들은 컨택리스 결제를 할인점 및 패스트푸드점, 식료품점, 소매점 순으로 많이 사용했다. 지난해 3월 애플페이 론칭으로 컨택리스 결제 인프라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에 선제적으로 도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역으로 보면 컨택리스를 이용한 결제는 서울보다는 평창에서 더 사용 비중이 높았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컨택리스 결제 단말기가 조기에 도입된 영향으로, 상위 7개 국가의 외래 방문객은 평창에서 한 결제의 약 14%에 컨택리스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은 서울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패트릭 스토리(Patrick Storey) 비자 코리아 사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각자의 지역과 문화에 따라 다른 소비 양상 및 결제 패턴을 보이는 점이 흥미롭다"며 "한국을 찾는 외래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만큼 방한 외국인의 결제 트렌드 분석이 국내 금융사 및 가맹점에게도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