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소음 시달려"… 전북경찰청, 격납고 재건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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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끄러워서 대화를 할 수가 없어요. 40년 넘게 소음으로 고통받았는데 더 이상은 못 참겠습니다."
24일 오전 전북 완주군 상관면 신리 하원신 마을 이장 안산호(50)씨는 집 앞에서 100m 거리에 있는 전북경찰청 항공대를 가리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항공대 격납고 재건축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또다시 소음과 먼지 피해를 입어야 하는 희생양이 될 수 없다"며 부지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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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면 주민들 부지 이전 촉구
"창문 흔들릴 정도로 소음 커"
"너무 시끄러워서 대화를 할 수가 없어요. 40년 넘게 소음으로 고통받았는데 더 이상은 못 참겠습니다."
24일 오전 전북 완주군 상관면 신리 하원신 마을 이장 안산호(50)씨는 집 앞에서 100m 거리에 있는 전북경찰청 항공대를 가리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안씨는 "매일 1~2회씩 헬기가 뜬다"며 "소음 때문에 경찰에 신고도 하고 항공대 측에 여러 차례 항의도 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전북도 등에 따르면 전북경찰청은 완주군 상관면 전북도로관리사업소 북부지소 옆에 있는 항공대 격납고를 재건축할 계획이다. 내년 1월부터 사업비 95억 3,900만 원을 들여 연면적 3,695㎡, 지상 3층 규모로 건립할 계획으로,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84년 출범한 항공대는 실종자 수색, 교통 관리, 범인 추적, 긴급 환자 이송, 산불 진화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경찰청은 헬기를 보관하는 격납고가 2015년 11월에 실시한 정밀안전진단 결과 최하위인 D등급을 받은 데다 3년 전 소형헬기에서 중형헬기로 교체한 뒤 헬기 수용이 어렵게 되자 기존 건물을 증·개축하기로 했다.
항공대 격납고 재건축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또다시 소음과 먼지 피해를 입어야 하는 희생양이 될 수 없다"며 부지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항공대의 공적 역할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이제는 다른 부지를 찾아 달라는 게 주민들 입장이다.
항공대를 중심으로 인근 50m~1㎞ 내에는 5개 마을과 1개 아파트 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상관면 전체 세대의 58%에 해당하는 1,175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주민 김인곤(75)씨는 "항공대와 가까운 집은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소음 피해가 크다"며 "야간에도 헬기를 띄울 때가 있어서 주민들이 자다가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이곳 마을 어르신 중 심장 시술을 받은 사람이 여러 명 있다"며 "헬기 소음 피해 영향도 일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청은 주민 피해 호소가 지속되자 2016년 익산시 왕궁면으로 이전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산림청 소속 익산산림항공관리소가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왕궁면 주민이 집단 반발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주민 피해가 지속되는 만큼 항공대 부지를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윤수봉(완주 1) 전북도의원은 "항공대 부지 주변은 유동인구도 많다"며 "이번 기회에 도가 14개 시·군에서 마땅한 부지가 있는지 찾아 갈등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 관계자는 "경찰청이 재건축하기로 방향을 잡은 문제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며 "현 단계에서 새 부지를 물색하는 게 가능한지 여부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북경찰청 항공대 관계자는 "주민들이 소음 피해가 있다는 건 인지하고 있다"면서 "법령상 소음 측정 기준이 있다거나 항공대 설치 기준 등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5년간 운행 횟수를 보면 한 달 기준 평균 8.7회로 한 달에 10회 이내로 헬기를 띄우고 있다"며 "주민 설명회를 통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전달했었다"고 덧붙였다.
김혜지 기자 fo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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