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 희귀암서 뗀 조직, 세계 첫 배양

서울아산병원 연구팀
맞춤항암 기대 높아져

국내 연구진이 혈관육종암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4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정기석 의공학연구소 교수와 최종우 성형외과 교수 연구팀은 혈관육종암 환자의 샘플에서 오가노이드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혈관육종암은 연부조직암의 약 2%를 차지하는 희귀질환으로, 악성 종양의 절반가량이 두피를 포함한 두경부에 생긴다.

연구팀은 혈관육종암이 혈관 내피세포에서 기원하기 때문에 기존 오가노이드 연구에 많이 사용되는 메트리겔(세포 외 기질 성분의 복합체)에서 유사체를 형성하는 방법으로는 3차원 배양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코팅하지 않은 배양 접시에서 혈관육종암 세포를 2차원으로 배양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세포 증식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곳에서 혈관육종암이 자가조립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특징은 혈관육종암에서 특정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처음 발견해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암 조직과 오가노이드에서 단백질C 수용체인 'PROCR'이 과발현되는 모습을 관찰했다. 이를 근거로 PROCR이 혈관육종암의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시된 상태다. 최 교수는 "혈관육종암에서 맞춤형 정밀치료를 실현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