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어두워져도 안 보여요”…‘야맹증’, 어떻게 관리할까?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지면 눈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다 망막의 시세포가 어느 정도 어둠에 적응하고 나면 서서히 어둠 속 물체를 식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음에도 시각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야맹증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어두운 곳에서 시야 확보 안 되는 ‘야맹증’, 비타민 A 결핍과 질환이 원인
야맹증은 어두운 곳에 있을 때 적응을 잘 하지 못하고, 사물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야맹증이 있다면 야간 시간대나 어두운 공간 안에서뿐만 아니라, 해가 지거나 뜰 때 또는 약한 조명이 있는 상황에서도 시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문제는 이렇게 조금만 어두워져도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일상생활에서 안전상의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계단을 내려가거나 밤에 도로를 건너는 상황, 운전을 하는 상황에서 큰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야맹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비타민 A 부족이다. 비타민 A는 시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로, 비타민 A의 전구체인 카로티노이드(Carotenoid)는 시각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 필수적이다. 불균형한 영양 섭취로 인해 비타민 A가 부족할 경우, 야맹증뿐만 아니라 안구건조증과 같은 다른 안질환까지도 동반될 수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이나 망막박리, 백내장, 녹내장과 같은 질환도 야맹증이 발병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은 망막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주로 발생하며, 쉽게 치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러한 질환이 원인인 경우 시야 협착과 시력 손실 등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실명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게다가 망막과 시력은 한 번 손상되면 손상은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질환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 보충과 질환 치료 필요…정기 검진도 받아야
야맹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원인에 따른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비타민 A가 부족해 야맹증이 발생한 경우라면 △시금치 △당근 △호박 △브로콜리 등의 녹황색 채소와 베리류 과일 등 비타민 A가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한국영양학회의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성은 750~800ugRAE, 성인 여성은 600~650ugRAE 정도의 비타민 A를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통계청의 ‘만 19세 이상 성인의 영양소별 1일 섭취량 추이’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비타민 A 평균 섭취량은 389.9ugRAE로, 일일 권장량에 못 미치는 수치다.
그렇다고 해서 비타민 A를 무턱대고 과량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비타민 A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필요량보다 많이 먹으면 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몸속에 쌓여 피로감과 피부 건조감, 메스꺼움, 간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섭취량 대비 부족한 양을 고려해, 권장량을 지나치게 넘기지 않도록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굴절 이상이 원인인 경우에는 안경을 사용하여 교정할 수 있다. 안경은 시력 교정뿐만 아니라, 자외선에 의한 시력 손실과 눈부심 증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너무 어두운 선글라스를 착용할 경우 시야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밝기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망막색소변성증, 백내장 등 특정 질환이 원인이라면 질환이 진행된 정도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야 협착과 시력 저하를 막기 위한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야맹증 자체를 완전히 개선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안경을 사용해 굴절 이상을 줄이고 선글라스를 착용해 빛의 산란과 눈부심을 줄이면 눈이 빛과 어둠에 적응하는 시간이 단축되면서 야맹증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될 수 있다. 다만 선글라스 착용 시에 너무 어두운 렌즈를 사용하면 오히려 시야 확보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 눈앞이 잘 보이는 것을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병원을 가고,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6개월~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시력과 망막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야맹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면 더욱 원활하게 치료할 수 있는 데다, 안구건조증 등 야맹증 외에 인지하지 못했던 다른 이상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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